제주여성의 삶은 강인했다
제주여성의 삶은 강인했다
  • 조이미진 / 경희대 총여학생회장(국문과 03학번)
  • 승인 2007.07.27 15:02
  • 수정 2007-07-27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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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또·자청비등 통해 현대를 사는 여성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깊이 고민한 역사기행
전국여대생대표자협의회(이하 전여대협)는 지난 7월18일부터 21일까지 '제주 여신을 찾아서'란 주제로 제4회 여성역사기행을 다녀왔다. 이번 기행은 전국 여대생 120여명이 참가해 제주지역을 탐방하고 잊혀진 여성의 역사를 찾아보는 것으로 계획됐다.

18일, 우리의 역사기행은 시작됐다. 먼저 제주대에서 열린 발대식을 시작으로 여성사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강연을 들었다. 다음은 '건강과 성 박물관'으로 이동해 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성 박물관을 돌아보며 우리가 느낀 것들을 표현해보기로 했다. 그동안 통념으로 가지고 있었던 성 인식은 어떤 것인지, 또 앞으로 지향해야 할 성 인식은 무엇인지에 대한 많은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간단한 체조로 몸을 풀고 강당에 모여 '제주 여신을 통해 본 제주 여성'이라는 강연을 들었다. 강사로 나선 제주여신연구가 김정숙씨는 "서구의 신화는 끊임없이 글과 그림, 음악으로 재구성되어 왔다면, 제주의 신화는 제주 사람들의 일상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며 그들의 삶을 반영해왔다"고 설명했다.

강연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척박한 토양에서 밭을 일구고 바다로 물질을 나가는 제주 여성의 삶은 강인함 그 자체였다는 것이다. 부지런하고 합리적이었던 제주여성 백주또, 사랑에 적극적이었던 자청비 등 제주신화 속 여성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우리는 그들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어떤 여성으로서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했다.

긴 강연이 끝난 후 우리는 바로 한라산으로 출발했다. 설문대 할망이 치마로 흙을 퍼다 날라 만들었다는 한라산. 그 치마 구멍 사이로 새어나온 흙들이 지금의 오름이 되었다고 한다. 제주의 지형은 날카롭지도, 화려하거나 웅장하지도 않다. 따뜻하고 온기마저 느껴져 좋았다.

셋째날, 우리는 '해녀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박물관 내부에서는 제주 해녀들의 척박한 삶이 흠뻑 묻어났다. 해녀들만의 공동체를 엮어냈던 불턱(돌담으로 둘러쳐 놓은 바람막이 시설) 등 육지와는 다른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박물관을 둘러본 후 자연환경과 역사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글로 표현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여행에서의 마지막 밤. 우리는 제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여성농민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그들이 살아온 과거와 현재 활동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억척스럽지만 당당하고, 활기차 보이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현재의 여성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여행은 사실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많은 인원이 우르르 몰려다니기에는 시간도, 장소도 부족했다. 제주 여신을 보려면 직접 그 여신들을 모시고 있는 '당'으로 가봐야 한다는 김정숙씨의 말처럼 기행지에 대한 선택도 더 필요했을 것 같다.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제주 역사와 여성의 삶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던 만큼 좋은 계기로 삼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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