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기술인 재취업 열악
인력활용·보육해결 일석이조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 중 자연계의 55%, 공학계의 19%가 여성이다. 또한 4년제 대학 졸업 후 취업률도 60~70%로 남녀의 차이가 크지 않다. 그러나 여성과학기술인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2005년 여성과학기술인 고용 현황은 11.3%로 대단히 열악한 상황이다.

그 이유는 많은 여성이 결혼과 육아로 실험실을 떠나기 때문이다. 여성과학기술인의 경우 경력 단절 후에 복귀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 과학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므로 단절된 후에는 직장으로 다시 돌아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별히 많은 시간을 실험실에서 보내야 하는 여성과학기술인들에게 경력 단절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출산·육아기에 경제활동을 중단했다가 30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노동시장으로 복귀하는 ‘W’ 모양을 나타낸다. 그런데 자연계 전공 여성의 노동시장 복귀율이 다른 전공에 비해 많이 떨어지며, 공학계는 더 심각하다. 공학계 여성의 경우는 한번 노동시장을 떠나면 다시 복귀하지 못하는 ‘L’자 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이제는 여성과학기술인의 경력을 유지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영유아 보육정책의 하나로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는 선배 여성과학자가 후배 여성과학자의 자녀를 키워주는 제도, 즉 ‘사이언스 탁아방’에 대한 안을 마련 중에 있다. 퇴직 선배 여성과학자의 인력을 활용하고, 육아로 경력 단절에 이르는 후배 여성과학자를 돕기 위한 방안이다. 육아로 고생을 많이 한 선배 여성과학기술자들이 후배 과학자들의 육아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는 한국영유아학회 회장과 공동으로 사이언스 탁아방 운영에 대한 세미나를 실시하였다. 참석한 여성과학자의 대부분이 퇴직 후에 아이들 키우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이언스 탁아방은 일정 지역에 45평 정도의 아파트를 전세 내어 시설을 꾸미고, 퇴직 과학자, 보육교사, 간호사, 영양사를 채용해 20여명의 영유아를 보육할 수 있는 장소다. 부모가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시간에 부모 역할 이상의 보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육아에 꼭 필요한 전문가로 구성한다는 것이다. 가정 보육시설이나 부모협동 보육시설의 형태로 인가를 받아 시작할 수 있다. 보육료 상한선이나 아동 대 교사 비율 등 몇 가지 기준만 충족하면 정부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사이언스 탁아방은 보육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으며, 또한 퇴직 과학자에게 일거리를 제공하는 등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전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근처의 보육시설과 계약을 맺고 ETRI 직원 자녀의 보육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는 여성과학자 대상으로 보육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여성과학기술인들은 잘 갖춰진 시설에 우수한 보육프로그램을 정부 차원에서 제공해줄 것을 희망했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사이언스 탁아방을 시범운영할 것을 각 부처에 건의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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