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참여 소극·수동적
한국 사회도 통합된 힘 필요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을 가늠할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22일 열린다. ‘더 강한 정의가 더 강력한 프랑스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출마한 프랑스 사회당의 여성후보 루아얄의 득표력이 어느 정도일지 세상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한국 대선에서도 여풍(女風)이 강하게 불고 있다. 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시장의 대결구도를 올해 세계 정치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로 선정했다. 박 전 대표뿐만 아니라 한명숙 전 총리가 통합신당의 대권주자로 부상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대권 도전을 선언한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의원과 강금실 전 장관까지 포함시키면 대한민국 건국 사상 최초로 가장 많고 유능한 여성후보들이 대권 도전에 뛰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미래학자 페이스 팝콘은 이브(Eve)가 세상의 움직임을 좌우할 여성으로 진화(Evolution)한다는 뜻으로 미래를 ‘이브올루션(EVEolution) 시대’라고 칭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여성 리더 계층의 부상과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한국은 5년 후인 2012년엔 언론계·정계·학계·법조계의 여성 리더 비율이 모두 2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여성 권한 척도’도 지난해 53위에서 2012년에는 30위로 크게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마디로 여성 리더의 질적·양적 확대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 이면에는 짙은 그림자가 숨어있다. 시간이 흐르면 여성 권한 척도가 높아지고 이브올루션 시대가 저절로 도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여성 권한 척도를 높이고 이브올루션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성 유권자, 여성 대선후보, 여성운동 시민단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여성 유권자들이 기존의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정치에 관심을 갖고 능동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지난 5·31 지방선거 직후 실시한 여성 유권자의 정치태도와 정치행위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통해 밝혀졌듯이, 여성이 남성보다는 민주정치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고 투표율도 낮았다. 이것은 여성들이 자신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투표, 선거유세 참여 등 능동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기보다는 정치 무관심 등 수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성의 이러한 소극적, 수동적 태도는 분명 변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여성 대선후보들도 ‘여성은 여성을 찍어야 한다’는 20세기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갖고 양성평등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와 열정을 보여줘야 한다.

여성시민운동 단체들도 제2의 도약을 이룩해야 한다. 여성운동이 그동안 여성인권 쟁취를 위한 대변자 역할을 했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하지만, 최근 여성운동 시민단체들이 권력화되면서 대중과 동떨어진 운동을 전개하고 정체성이 약화되어 여성 정치의 세력화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 여성운동 에너지를 지역으로 확산해 생활 밀착형 운동으로 집중할 때가 됐다.”

‘빈곤의 종말’이라는 책을 쓴 하버드대학의 제프리 삭스 교수는 빈곤을 끝내기 위한 첫번째 열쇠는 “극단적인 빈민들이 ‘발전의 사다리’에 발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빈곤의 종말이 불가능하다고 외치는 운명론자들의 구슬픈 외침을 단호하게 거부하라”고 충고한다.

한국 사회도 여성의 정치참여를 확대하고 정치 세력화를 강화시켜 진정한 이브올루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성 유권자, 여성 대권후보, 여성시민운동 단체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여성 발전의 사다리’를 함께 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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