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 서울사이버, 한양사이버 등…40대 쇼핑몰 사장 “학교수업이 창업 밑거름 됐죠”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시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사이버대가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샐러던트’(샐러리맨+학생)에게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사이버대에서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학문을 배우거나 전문자격증을 취득한 후 창업, 이직을 고려하는 ‘학습형 직장인’이 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전국 17개 사이버대 재학생 중 직장인 비율이 70~90%를 차지한다.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 80%에 육박한다.

사이버대의 최고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시간적·경제적 제약이 많은 직장인들은 한 학기 5~6개 과목을 이수하기가 부담스럽다. 따라서 수업에 다양한 첨단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한국싸이버대는 PDA·PMP용 강의파일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서울사이버대는 VRML강의(3D영화처럼 강의 속으로 들어가 체험)를 한다. 특히 한국디지털대는 전산센터, 스튜디오, 대강당 등을 갖춘 첨단 캠퍼스(종로구 계동)에서 오프라인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일반대학 못지않게 다양한 학부와 전공과목을 개설하고 있는 것도 사이버대의 장점 중 하나. 보석비즈니스학과(열린사이버대), 한류문화언어학과(경희사이버대), 중국통상학(서울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한국싸이버대) 등 이색 학과가 두루 포진해 있다. 특히 여성들에겐 자격증 취득이 용이한 사회복지학(사회복지사), 유아교육학(보육교사 2급), 상담심리학(전문 상담사) 등이 인기가 좋다.

사이버대학은 2001년 9개 대학으로 출발, 현재 17개 대학(4년제 15개, 2년제 2개)에 10만 여 명이 재학 중이다. 지원 자격은 고교 졸업 및 동등 학력을 가진 사람이면 가능하며, 입학 시 수학능력시험과 학교생활기록부는 반영하지 않고,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를 평가해서 선발한다. 학교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12월 말까지 2007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40대 이예숙씨] 이예숙(45)씨는 오랫동안 뷔페, 웨딩홀, 호텔 등 요식업소에 관련 소모품을 납품하는 회사(세화통상)를 운영하다가 외환위기 이후 경영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영지식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서울사이버대 경영학과에 입학했고, 올해 초 졸업한 후 지난 3월 6일 감자떡 쇼핑몰 ‘이감자떡(www.egamja.co.kr)’을 창업해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수업 시간에 배운 ‘전자상거래’ ‘재무관리’ 과목이 쇼핑몰 창업과 관리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감자떡 외에 찐빵을 추가하고, 인터넷을 통한 판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30대 김미경씨] 김미경(37)씨는 지난해 세종사이버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를 졸업한 뒤 홍익대 디자인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있는 싱글 여성. 그전엔 잡지사에서 사진 프리랜서로 일했는데, 평소 만화에 관심이 많고,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할 수 있겠다’ 싶어 사이버대에 들어갔다. “덕분에 동영상 작업 등 컴퓨터 활용능력이 향상됐고, 다른 세계를 접하면서 시각도 넓어졌어요. 앞으로 사진과 만화를 접목한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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