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정부 각 부처별 여성공직자 현황과 인터뷰 를 싣는다. 여성들의 활발한 공직

진출과 현재 공직에 몸담고 있는 여성들의 활약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서이다. 여성공직자

시리즈의 첫회는 감사원이다.〈편집자 주〉

감사원 8백여명의 공무원 가운데 여성공무원은 별정직 여덟명을 포함해 총 열네명. 이 숫자는 다른 정부부처에 비하면 많은 편에 속한다.일반직 여성공무원은 6백명 가운데 여섯명이다. 작년 여성으로서는 처음 감사관으로 승진해 화제를 모았던 정말희 감사관(50)과 총무처에서 92년 감사원 전산직으로 자리를 옮긴 김경혜 전산직 사무관(40), 올해 7월 여성채용할당제의 첫 수혜를 입고 감사원에 입문한 임지란씨(24), 결산과 이복순씨(38), 전산직 이창옥씨(27), 교육원 서무 이선옥씨(35)가 그 주인공들이다.

감사원에 여성들의 진출이 뚜렷해진 것은 90년대 들어서면서이다. 90년 이전까지는 지금의

절반 숫자인 3명이 전부였다. 감사원 첫 여성공직자는 70년 6월 9급 공채로 채용된 김연주

씨(49). 그는 92년 문체부로 전출됐다. 그 뒤 4개월 후 체신부에서 정말희 감사관(당시 9급)

이 전입, 감사원 최고참 여성공직자에 이르렀다. 80년대 들어서는 결산과에 근무하는 이복

순씨가 유일하게 채용됐다. 그는 81년 특채로 감사원에 들어왔다. 90년 들어 활기를 띠기

시작한 여성 채용에는 전산직이 비교적 우세하다. 전산직 최고참 여성은 18년 경력의 김경

혜 사무관. 총무처에서 13년간 근무하다 92년 이곳으로 왔다.

“새기술이 자꾸 쏟아져 지루한 줄 몰랐다”며 18년의 지난 생활을 떠올리는 그는 “이제

는 감사업무도 해보고 싶다”며 새로운 업무를 희망했다. 이와 함께 그는 “여성을 믿어주

는 분위기”를 주문하기도 한다. 전산직에는 이창옥씨와 별정직으로 4명의 여성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감사원에서 가장 기대주로 꼽히는 이는 임지란씨. 그는 감사원에서 74년부터 실

시해온 7급 감사직 공채시험의 첫 여성 합격자이다. 그는 5월부터 받고 있는 신입연수프로

그램에서 동기생들을 제치고 전체종합성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공부할 것이 많아 도전해 보고 싶었다”는 것이 감사직을 선택한 이유라고 밝힐 정도로

일에 보이는 열정은 대단하다.

감사원은 업무 특성상 여성공직자들이 소수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많다. 공직기강 확립

과 회계감사가 주요 업무인 감사원에서는 공무원을 상대로 밤을 새며 조사를 벌여야 하고

때로는 심한 추궁과 말싸움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잦은 지방출장과 테러 위협을 감수해

야 하는 일이 많아 여성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일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이제 여성공무원들의 증가추세에 맞춰 상당부분 ‘물갈이’ 되고 있다는 것이 문

태곤 공보과장의 설명이다. “여성공무원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는 이들은 또 여성 감사관

이 아니겠느냐”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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