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교육은 금물…영어학습 시작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가 도래해 영어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능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 어느 나라보다도 교육열이 높다고 알려진 한국의 학부모는 누구나 자녀가 영어의 달인이 되길 바라며, 영어 습득을 위한 조기 유학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영어를 잘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꼭 외국으로 나가야 할까. 어학연수 한 번 없이 자신만의 영어 교육법으로 자녀를 ‘토종 영어달인’으로 키워낸 학부모들의 노하우를 소개한다.

‘솔빛엄마’ 이남수씨 - “영어 비디오로 귀부터 트이게 했죠”

초등학생 딸을 어학연수 한 번 없이 미국 TV 방송까지 자유자재로 이해하고 영어토론을 즐기는 아이로 키워내 화제가 된, ‘솔빛엄마’라는 대화명으로 유명한 이남수씨. 그는 “영어는 학습이 아니라 습득을 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듣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귀가 뚫리고 나면 말문도 트이고 읽기, 쓰기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딸(박솔잎·18)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무렵, 영어비디오를 틀어주는 방법으로 교육을 시작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시작했지만 뜻을 몰라 답답해하던 아이가 3개월이 지나자 소리가 들린다며 신기해했고 이후 들리는 소리를 따라 말하는 훈련을 계속했더니 1년이 지나자 단어를 따로 외우지 않았는데도 웬만한 내용을 이해하고 CNN 방송을 무리 없이 듣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이씨는 자녀 영어교육에 있어 “아이 중심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충고한다. 아이가 스스로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고 공부에 재미를 붙이도록 유도하는 역할만 했다. 솔잎양이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후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이론과에 들어간 것도 아이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이씨는 영어를 잘하면 외국 유학을 가거나 외교관을 꿈꿀 것이라는 생각은 선입견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영어교육은 국어교육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며 영어교육을 시작하기에 적당한 나이는 초등학교 3∼4학년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영어뿐 아니라 우리말 책도 많이 읽어 표현력과 사고력을 함께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영어교육 체험을 꼼꼼히 기록한 책을 펴내기도 한 이남수씨는 어린이 영어사이트에서 ‘초등영어 대화방’을 운영하며 자녀 영어교육으로 고민하는 어머니들의 상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이남수씨의 자녀 영어교육 4단계 학습법

귀로 소리 잡기(듣기) 뜻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자막 없이 영어 비디오·오디오를 틀어준다. 반복해서 듣다 보면 어느 순간 말이 지루할 정도로 느리게 느껴지며 소리가 들려온다.

입으로 따라 말하기(듣기2-말문 틔우기) 들리는 소리를 연속해서 따라 말하는 훈련을 한다. 정확한 발음을 연습하고 회화의 기초를 쌓을 수 있다.

의미 잡기(읽기) 영어책을 읽을 때는 사전을 사용하지 않는다. 귀가 트인 후 책을 읽으면 단어를 몰라도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표현하기(말하기와 글쓰기) 읽기를 자유롭게 하게 되면 영어 일기 쓰기부터 시작해 글쓰기 연습을 시킨다. 점점 길고 어려운 글에 도전하게 한다.

김수봉씨 - “주어-동사 어순 중심의 학습을”

자녀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매일 영어를 직접 가르쳐 평범한 강북 고등학교 학생이었던 딸 빛나래(21)씨를 미국 듀크대에 보내 주목을 받은 김수봉씨. 그는 “영어 학습은 읽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무리 귀와 입이 열렸다 하더라도 배경지식이 없으면 언어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의 순서로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딸 빛나래씨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무렵 빛나래·창우 남매에게 영어를 직접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엔 ‘주어+동사’로 이뤄진 간단한 문장에서부터 목적어, 부사 등 살을 붙여나가는 ‘낱말 배열 방법’으로 놀이하듯이 교육했다. 영어에 흥미를 보인 빛나래는 고등학교 3년 동안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예배 통역과 한국어 강의 자원봉사, 영자신문반 편집장 활동 등 영어를 생활 속에서 이용하며 실력을 키웠다. “최초의 여자 IOC 위원장이 되겠다”는 인생의 목표 속에 첫 외국 방문으로 세계 청소년 지도자 회의(GYLC: Global Young Leaders Conference)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유학을 하겠다고 스스로 결정하고 준비해 미국 듀크대에 합격하는 데 성공했다.

김씨는 영어 교육에서 특히 한국어와 다른 영어의 어순을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시험을 잘 보기 위한 영어 학습을 지양하고 영어를 도구 삼아 미래 무엇을 할지 목표를 세우도록 독려했다. 빛나래씨의 경우처럼 스스로 동기를 가지게 될 때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책상에 앉는다는 것이다. 언어적 감각이 완성되기 전에 외국어를 가르치면 한계가 있다고 얘기하는 김씨는 영어 조기교육에 대해서도 반대하며 인지능력이 발달하는 초등학교 5학년을 적절한 시기라고 조언한다.

■ 김수봉씨의 영어정복 8단계 커리큘럼

영어와 친해지기(초등3∼4) 알파벳- 단어- 문장으로 나아가는 단계 속에서 문장 구조의 원리를 가르친다.

발음과 리듬 정복(초등5) 원어민이 녹음한 테이프를 반복해서 들려주며 발음과 리듬을 확실히 잡는다.

영어동화책 외우기(초등5∼6) 알파벳과 단어, 발음을 익혔으면 영어동화책 외우기를 통해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킨다.

독해의 핵심, 구문론 익히기(초등6∼중2) 문장을 도식처럼 파악하는 구문론을 익히면 아무리 어려운 지문도 파악할 수 있다.

듣기 정복, 빈칸 채우기(중1∼고2) 내용을 들은 후 미리 준비한 스크립트의 괄호를 채우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실전 말하기 영어(초등6∼고3) 영어 말하기 대회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된다. 무작정 외국인 여행자에게 가이드하기, 남대문 시장에서 큰소리로 영어 말하기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라이팅 & 에세이 쓰기(중3∼고등3) 영어 일기나 편지로 쓰기 감각을 익힌 후 논리와 설득력을 갖춘 에세이 쓰기 연습을 한다.

영어의 종합판, 프레젠테이션(고2∼고3) 프레젠테이션은 가장 높은 수준의 영어 평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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