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단식

교수가 된 지 10년이 넘은 교수의 연구실에 가본 적이 있다. 방안이 온통 책과 잡지, 가구, 냉장고 등 너무 복잡해서 정신이 없었다. 교수 된 지 20년이 넘은 연구실에 가니 10년차 교수의 방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훨씬 더 많이 쌓여 있었다. 책, 학술지, 책상, 의자, 원탁의자, 소파, 냉장고, 옷걸이, 텔레비전, 비디오, 간단한 주방용품 등. 이 연구실에선 발 디딜 틈도 없어서 사람이 지나다니려면 숨을 들이마시고 몸을 홀쭉하게 한 뒤 옆으로 다녀야 한다.

그에 비해 내 연구실은 참으로 넓어 보인다. 아무것도 없이 그냥 비워져 있기 때문이다. 내 연구실은 한 사람이 춤을 춰도 될 만큼 공간도 나올 정도다. 공간을 깨끗이 잘 사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평소에 쓸데없는 것들을 잘 버리는 것이다. 그러고도 뭔가 계속 쌓이는 것은 1∼2년에 한 번씩 대청소를 해줘야 한다. 대청소의 비결은? 가능한 한 있는 물건들을 싹 들어내는 것이다.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다. 태어남과 동시에 인간은 계속 먹으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는 불필요한 노폐물이 쌓인다. 이 노폐물은 비만, 당뇨 등 성인병으로 연결된다. 그러니 건강을 위해서는 몸과 위를 완전히 비울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은? 바로 단식이다. 단식이야말로 건강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특히 40세가 넘은 사람들은 1∼2년에 한 번씩은 위와 온 몸의 대청소를 위해 단식을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단식은 칼의 양면과 같아서 생명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 단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식을 가지고 시작하며 준비식과 회복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밥을 굶으면 금방 배고파 죽을 것 같지만 사실 단식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물도 마시고 공기도 마시는 것 아닌가.

우리는 늘 잘 먹고 위를 채울 것만을 궁리했지 잘 굶고 위를 비우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방을 깨끗이 잘 관리하는 비결이 대청소인 것처럼 우리 몸을 건강히 관리하기 위해서도 적게 먹고 적당한 때에 위를 완전히 비워내는 대청소를 해줘야 한다. 굶는 것을 통해서 먹으면서 축적했던 그 어떤 영양에 의한 것보다도 더 많이 건강해질 수 있다.

건강은 태어날 때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이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즉 사람이 먹고 운동한 것,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삶의 패턴 등 다양한 요소들이 축적돼 현재 그 사람의 건강으로 나타난다. 그러니 건강이야말로 ‘사필귀정 또는 자승자박’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단식은 먹으면서 이루지 못했던 건강 회복을 이룰 뿐만 아니라 육체적 수행과 정신적·내적인 성장도 할 수 있다. 여기서 내적 성숙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환골탈태의 탈바꿈이라 할 수 있다. 즉 몸의 단계에서 영혼의 단계로의 초월인 것이다. 진리는 저기 저 너머로 가서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 내 몸에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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