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79개 도시 3만개 직업 1300만명 조사 결과
남성과 임금격차 줄여…직장내 성평등 실현 효과적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직장에서의 성평등 실현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최초로 여성이 유리천장을 깨고 상위직으로 진출할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가’를 주제로 79개 대도시의 3만 개 직업에 종사하는 1300만 명의 미국인 근로자를 조사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다. 주 연구자는 노스캐롤라이나대 사회학자 코헨 교수와 캘리포니아대 사회학자 후츠 교수. 

현재 미국에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2008년도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여성 대통령 탄생의 날이 그리 머지않으리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 대중문화 코드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 분야에서의 여성의 권력화에 대한 묵시적인 암시가 이뤄지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성역할에 대해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맞춰 연구 결과가 발표돼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여성은 같은 직장에 여성 고위 관리자가 있는 경우 급여가 더 높아지고, 남녀 임금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중간급 여성 관리자가 증가하는 최근 추세는 성평등 실현에 그다지 큰 효과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남성은 여성 관리자와 일하게 될 경우, 남성 관리자와 일할 때보다 임금이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여성의 평균임금은 남성보다 20% 낮다.

코헨 교수는 이에 대해 “유리천장은 관리자급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에게 해당되는 문제”라며 “유리천장을 깨고 나가는 건 자신은 물론 다른 여성들에게도 혜택을 주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코헨 교수는 또한 성과 소득 격차에 대한 연구는 매우 복잡하다고 말한다. 그는 “여성 관리자와 일하는 직장인은 남성 관리자와 일하는 직장인보다 근무환경이 불리해 보이지만, 이는 여성 관리자가 대부분 여성 근로자가 많은 곳에서 나타나며, 이러한 직장의 경우 대부분 급여가 더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사실 비슷한 교육수준을 요구하는 직장에서도 남녀의 급여 수준은 다르다. 예를 들어 트럭운전사들은 간호사 보조보다 훨씬 급여가 높고, 회사법을 다루는 변호사들은 가정법을 다루는 변호사보다 더 많은 월급을 받는다.

후츠 교수는 심지어 동일한 분야나 같은 회사에서도 여성은 남성에 비해 불리한 부서로 발령받는다고 말한다. 그는 남성의 고위직 진출이 여성보다 더 많은 이유는 “남성들이 승진하기 좋은 상위 부서에 배치되는 반면 여성은 상대적으로 하위 부서에 배치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코헨 교수는 “여성은 남성의 81% 정도 임금을 받고 있으며 이는 중간관리직으로의 여성 진출이 2%에서 50%로 증가해도 변하지 않지만, 여성이 상위 관리직으로 진출할 경우 남성 임금의 91%까지 임금 격차가 줄어든다”고 말한다.

일례로 LA와 뉴욕의 레스토랑 관리자를 분석했는데, LA의 경우 관리직에 여성이 더 많았으나, 뉴욕에 비해 고위직 여성 관리자 수는 적었다. 또 LA의 레스토랑 여성 근로자(남성 임금의 92%)의 임금이 뉴욕(남성 임금의 95%)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이번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이와 함께 코헨· 후츠 교수는 남성 관리자와 근무할 때보다 여성 관리자와 근무할 때 남성 근로자의 임금이 더 낮아지는 이유도 분석했다. 이들에 따르면 첫째, 남성 관리자와 근무 시 생산성에 비해 과대 계산되었던 임금이 제대로 평가되고, 둘째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 여성 근로자를 위한 추가 보상금이 주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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