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 컴퍼니의 ‘키득 키득 키득 키즈 키득’ 공연

관객들이 접은 종이비행기가 한쪽에 가득 쌓여있는 무대. 동요 ‘반달’을 부르며 춤을 추던 무용수들이 관객석으로 다가와 어린이 관객의 손을 잡고 무대로 데려가고 어느새 모두 일어난 관객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고 강강술래를 한다.

무용과 미술을 전공하는 젊은 예술가들이 한데 뭉쳐 예술 장르의 벽을 허물고 무대과 객석이 하나가 되는 색다른 공연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일 홍익대 앞 갤러리 꽃에서 열린 ‘키득 키득 키득 키즈 키득’ 공연이 그것. 제9회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공연은 ‘무용과 미술의 경계 헐기’란 주제로 마련된 3개의 연작 시리즈 중 하나로 13일 공연된 제1부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Stillness’의 어린이를 위한 버전이다. 두 공연은 공통적으로 동요 ‘반달’을 모티브로 삼는다. 달 토끼가 계수나무 아래서 방아를 찧고 쪽배가 은하수를 건너는 등 어린 시절 노래 부르며 상상했던 세계를 되살리고, 어릴 적 꿈을 되새기고 희망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공연인 8월 27일 공연에선 홍익대 앞 거리로 나가 여성들을 위한 ‘슈퍼우먼 모여라, 뛰자!’를 선보였다. 딸이자 주부이며 어머니로서 ‘슈퍼우먼’의 역할을 강요받는 여성들이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즐거운 놀이판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기획된 이번 공연에선 이 시대 한국 여성들의 가장 친근한 놀이터인 ‘찜질방’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관객과 배우, 무용수들이 함께 춤추고 뛰어노는 한마당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을 준비한 ‘순 컴퍼니’는 이화여대 무용과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모임으로 대학원 무용과 심민서·한혜주씨와 학부 졸업을 앞둔 홍지윤씨, 동양화과 추우림·류민영·정윤진씨와 대학원 미술사학과 이나연씨 등 7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혜주씨는 “학교 내 활동뿐 아니라 다른 예술 장르와의 교류를 통한 자유로운 작품 활동을 하고 싶어 모임을 결성하고 공연을 준비했다”면서 “앞으로도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공연을 계속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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