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도서관 정보대회 한국서 첫 개최

8월을 맞아 우리나라를 찾은 세계 도서관인들을 맞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매년 열리는 ‘세계도서관정보대회’(8월 20일)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열리기 때문.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의 도서관 변화와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고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변혁의 움직임 속에 우리의 ‘도서관’도 옛 허물을 벗고 새 단장에 나섰다. 책을 읽는 곳이라는 일차적 기능을 넘어 공연, 전시, 문화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일반인의 생활 속으로 가까이 파고들고 있다.

한국도서관협회의 유태형 과장은 “2000년을 기점으로 ‘도서관’은 지식정보화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며 이와 함께 “도서관이 우리 삶속에 꼭 필요하다는 인식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은 514개(2005년 기준)로 미국 1만260개, 일본 2585개에 비해 수적으로는 열세다. 국민 9만 명당 1개꼴로 1인당 장서 수도 0.94권에 머물고 있지만 열악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중 대포적인 움직임 몇 가지를 소개한다.

◆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책만 읽는 도서관은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걸요? 요즘에는 책을 주제로 엄마랑 아이랑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요.”

서초동에 사는 주부 이경주씨는 다섯 살 된 아이를 데리고 매주 목요일 역삼동에 위치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찾는다. 영상을 통해 동화와 음악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에 문을 연 이곳은 23만 권의 도서를 갖춘 곳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꾸준한 독서습관을 위해 매월 문화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서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은 필수라고 지적한다.

2003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적의 도서관’을 세운 전남 순천도 도서관 운영의 모범사례로 꼽힐 정도로 도서관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양동의 순천시 평생학습지원과장은 “청소년 독서캠프, 책으로 떠나는 역사여행, 시민 문예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도서관이 지역공동체 문화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 첨단 기술력과의 행복한 결합… ‘디지털 도서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해외에서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유비쿼터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인쇄매체뿐만 아니라 디지털 출판물과 다양한 멀티미디어가 등장, 보급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디지털 도서관’이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장점을 살려 수적으로 열세인 우리 도서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에는 각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 목록을 제공·연결하는 링크서비스에 머물렀지만, 앞으로는 디지털 자료를 수집·정리·보급해 누구나 디지털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립중앙도서관은 574만 권에 이르는 도서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 국내 주요 도서관과 관련 해외기관을 연결하는 도서관 정보망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 삶 속에 녹아들어… ‘작은 도서관’ 운동 확산

전문가들은 도서관의 숫자도 적지만, 불편한 위치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우리가 넘어야 할 숙제로 지적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작은 도서관’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작은 도서관은 생활 밀착형 도서관으로 주로 주민자치센터, 마을회관 등 접근성이 편리한 기존 공공시설을 리모델링해 운영한다. 지역 주민들은 누구나 이곳에 모여 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나눌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008년까지 총 190여 개의 작은 도서관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국 179곳의 지자체로부터 신청을 받았고, 이중 45개를 선발, 리모델링과 정보화시스템 지원을 할 예정이다. 작은도서관진흥팀 관계자는 “기존의 새마을문고 등 ‘문고’ 형식의 시설이 도서관 수준이 미치지 못해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작은 도서관 운동”이라며 “앞으로 전국 3700여 개의 읍·면·동마다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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