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영화로… 돈되면 뭐든지 앞다퉈 선보여

“영어선생님이 성병에 걸려 학교에 못 나왔다”는 교사의 말에 학생들이 우르르 일어나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겠다고 조퇴를 한다. 가난 때문에 원조교제를 하는 여학생과 여학생 교복을 입고 학교에 다니는 남학생이 등장하고 반장인 여학생은 과외교사한테 성적 유혹을 시도한다. 케이블 채널 수퍼액션에서 8월 30일부터 방송되는 드라마 ‘시리즈 다세포 소녀’에 나오는 내용들이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속에서 청소년들의 성적 표현이 노골적으로 묘사되고 있어 시청자들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소년의 성을 말하는 것조차 금기시했던 예전과 달리 이를 양지로 끌어내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전문가들은 표현방식의 선정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터넷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 다세포 소녀’는 성에 대해 자유로운 ‘무쓸모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학생들 사이에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드라마. 학생들 간의 동성애, 가학·피학적 행위(SM) 등 파격적인 이슈를 다루고 있다. 방송사 측은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매겼다고 밝히고 있지만 TV의 특성상 청소년의 관람을 막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다세포 소녀’는 10일 개봉 당시 ‘15세 이상 관람가’를 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안정임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이제까지 미디어 속에서 성 상품화의 대상은 주로 여성이었으나 이제 청소년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면서 “언론 또한 홍보 마케팅의 수단이 되어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명무실한 등급제가 더 이상 방패막이가 될 수 없으므로 학부모가 미디어물의 성적 수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녀를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부 청소년 드라마들이 ‘교육적인 목표’와 ‘지나친 선정성’이라는 논쟁 사이에 놓여 있는 드라마들도 있다. ‘성장드라마’를 표방하는 KBS의 ‘반올림 3’의 7월 30일분에서 수영장에서 성추행 당하는 여고생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지자 시청자 게시판에선 “청소년 드라마에서 보기 민망한 장면”이라는 의견과 “실제 생활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주장이 맞섰다. 이에 대해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그 장면이 어떻게 표현되는 가가 중요하다”면서 “성추행 당한 여고생이 가해자에게 당당히 맞서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라 평가했다.

또한 지난 6월 30일 종영된 케이블 채널 Mnet의 ‘성교육닷컴’은 드라마 형식을 차용한 색다른 성교육 프로그램으로 홈페이지에 청소년들이 직접 올린 글에서 소재를 얻고 보통 학생들의 인터뷰와 성의학 전문의의 조언 등이 함께 삽입되는 등 방영 초 기대를 모았던 작품. 그러나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데이트강간, 자위행위, 생리, 발기, 동성애 등 파격적인 이슈와 노골적 표현이 계속되자 “청소년의 입장에서 성의식을 다뤄 공감이 된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함께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청소년의 성의식 확립을 위한 건전한 성담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깨끗한 미디어를 지키는 교사들의 모임’ 대표인 김성천 교사는 “최근 교육적 가치나 영향력에 대한 고민 없이 청소년의 성이 드라마나 영화의 소재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청소년 성은 시청률 전쟁의 산물일 뿐”이라면서 “예전에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구성애씨의 경우엔 성적 담론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듯 건강한 성담론 생산을 위한 문화 소비자 운동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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