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미국편 - 부시를 ‘수렁’서 건져낸 로라 부시

한 사나이가 있었다. 세계적인 명문인 예일대를 거쳐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부자다. 그러나 불행했다. 부모처럼 되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그를 짓눌렀다. 동생이 더 똑똑하다는 집안의 평판은 더욱 견딜 수 없게 했다. 그는 방황했다. 술을 퍼 마시다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고, 급기야 약물까지 복용했다. 인생의 바닥까지 내려갔다.

그러다 31세 때 친구의 바비큐 파티에서 한 여인을 만나 3개월 만에 결혼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그녀는 정치에도, 출세에도 관심이 없었다. 지독히도 경쟁적인 집안에서 늘 삶의 전쟁터로 내몰려야만 했던 그에게 그녀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위안을 주었다. 결혼 후 아내의 끈질긴 노력으로 그는 서서히 술을 끊게 되었고, 기독교에 귀의했다. 그리고 새 삶을 시작했다.

그 사나이가 바로 대를 이어 미국의 대통령이 된 조지 W 부시다. 그를 구한 여인은 부인 로라 부시(58)다. 그녀는 1946년 텍사스주 소도시 미들랜드에서 태어났다. 주택건설업자였던 부친 해럴드 웰치(95년 작고)와 모친 제나(84) 여사의 외동딸로 자랐다. 텍사스주 남부감리교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텍사스대학에서 사서학을 전공했다.

17세 되던 해,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차를 몰다가 다른 자동차와 충돌해 상대방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행히도 그 상대방은 그녀의 친구였는데, 그 충격으로 그녀의 성격은 더욱 신중하게 변했다.

그녀가 경험한 관직 생활은 텍사스의 퍼스트레이디가 전부였다. 2001년부터 시작된 1기 행정부 동안 아주 조용히 지냈다. 보수적인 이미지를 고집하며 옷도 텍사스 댈러스 디자이너 것을 선호했다.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자 그녀는 달라졌다. 헤어드레서도 교체하고 보좌진도 교체했다. 옷도 뉴욕풍의 최신 유행 스타일을 행사에 맞게 입었다. 보다 대중적이고 경쾌한 이미지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대내외 활동도 늘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아프리카를 잇따라 방문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취임식에도 다녀왔다. 지난 2월에는 토리노 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장을 맡기도 했다.

그녀는 백악관 주방장에 필리핀계 여성을 임명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고, 비록 지명이 철회되긴 했지만 여성인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법률고문이 대법관에 지명되도록 했다고 한다. 낙태, 동성연예 등 예민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도 발언을 이었다. 그녀는 연방 대법원의 낙태 허용에 찬성했다.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헌법 개정에 대해서도 “헌법으로 결혼 문제를 규정하려 들면 동성결혼에 대한 건강한 토론을 차단하게 될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과 견해를 달리했다.

“저는 저녁 9시만 되면 잠에 곯아떨어지는 남자와 결혼한 ‘위기의 주부’랍니다.”

로라 부시 여사는 지난 4월 워싱턴의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웃음거리로 만든 재치 있는 유머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지난 5월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시의 지지도는 34%인 반면 로라의 인기는 61%로 남편보다 두 배나 높다. 올 1월에는 82%까지 치솟아 역대 퍼스트레이디 중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올 11월 중간 선거에 나선 공화당 출마자들은 대통령 대신 로라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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