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엔 공동체적 풍요로운 삶 꿈꿔

일에 전력투구하며 성취의 참 맛을 알기 시작한다는 30대 여성들은 과연 무엇으로 살까. 흔히 남성들은 ‘일’ 지향적이고, 여성들은 ‘관계’ 지향적이라는데 과연 그럴까. 이번 방담회에 함께한 30대 여성 대부분이 동의하는 바지만, 이유진 기자는 “(취재 현장에서 보니)요즘은 남자들도 관계 지향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정용실 아나운서는 10살 넘긴 아이와 밤에 1시간씩 누워서 대화하며 ‘통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 기존 관계와 뭔가 다른 기쁨을 발견했다고 한다. 신혼 초 서먹했던 시어머니와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며, 가끔 소주도 함께 마시며, 남편에 대한 욕을 거리낌 없이 주고받을 때 자각하는 관계 역시 각별하다. 박성혜 소장 역시 주위와 관계를 맺어가는 자신을 되돌아볼 때 작은 기쁨을 느낀다. 정현경 사장은 이 같은 관계를 “가족 셋이 바라보며 그냥 미소 지을 때, 그 관계 속에서 행복이 따뜻이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라 표현한다.

반면, 그만큼 끈끈한 관계 망 속에 살기에 가끔 탈출하고 싶기도 하고, 잠시 휴지기를 갖고 싶기도 하다.

이유진 기자는 “30대 중반, 개인의 욕망과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경력과 인생의 전환점을 맞을 때” 적당한 거리 두기와 쉴 공간을 스스로 만들라고 조언한다. 관계가 중요한 만큼 거기서 오는 피곤함 역시 알만큼 알 나이다. 박성혜 소장은 “가족 안에서도 심리적 거리는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정현경 사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네트워킹 능력에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고까지 말한다. “4050 세대 현재의 네트워킹 능력과 견주어보면 자신만 초라해질 뿐이지만, 그들의 30대 시절을 생각해보면 좀 더 여유가 생겨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이제, 이들 30대 여성들은 고민한다. 그동안의 관계 지향적 강박관념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유로워질까를. 그러면서 아예 “내 집 문을 열고 책도 함께 보고, 글도 함께 쓰고, 때론 아옹다옹 하면서 늙어가는” 노후 공동체적 삶을 지금부터 미리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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