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만 원이면 충분한 술집

장마철이면 축축 처지는 몸 따라서 기분까지 괜스레 처지곤 한다. 일 마치면 집에 들어가서 눅눅한 옷 갈아입고 쉬고 싶기도 하지만, 그냥 들어가기는 헛헛해 재빨리 한잔 하고 싶은 날이면 브라운 메뚜기가 즐겨 찾는 술집 2곳을 소개한다.

‘충무로 닭꼬치집’  짝짝 붙는 맛, 어묵탕은 서비스

충무로 극동빌딩 옆 골목에서 수년째 성업 중인 곳이다. 요즘 같은 계절에는 좁은 가게 안부터 가게 바깥쪽 테이블까지 초저녁부터 손님이 빼곡하게 찬다. 벽에 걸린 메뉴판을 보면 다른 안주 메뉴도 있는데, 대부분의 손님이 주문하는 것은 닭꼬치다.

이 집의 음식에는 정말 설탕이라도 넣었는지, 가게 문 앞의 연탄불에서 거무튀튀하게 구워주는 부드러운 닭꼬치는 물론이거니와 얇은 시장표 어묵을 넣은 서비스 어묵탕까지도 달달하게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이런 안주들을 먹다 보면 쓴 소주 맛까지도 달게 느껴지는 것 같다. 닭꼬치는 사람 수에 맞춰 내어주는데(이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의무 주문사항이다) 2인이 갈 경우는 7000원, 3인이 갈 경우 1만 원이다. 둘이서 가볍게 한잔 할 경우 단돈 1만 원으로 술자리가 해결되는 행복한 술집. 영업시간은 대중없지만 대체로 오후 늦게 시작해 자정이 넘긴 시간까지도 문이 열려 있다.

▲찾아가는 길: 충무로 극동빌딩 오른편으로 난 골목으로 50m 정도 들어가면 보인다.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  저렴한 가격, 탐스러운 두께

종로 5가 광장시장 내 빈대떡과 순대 등 서민적인 먹거리를 파는 왁자지껄한 먹거리 골목에 위치한 이 집은 이미 방송에도 여러 번 소개된 꽤 유명한 집이다. 유명세 덕에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 바로 옆의 순대 집에서 이 집의 빈대떡을 시켜 먹을 수 있어 자리를 잡고 순대정식과 빈대떡을 함께 한상 푸지게 시켜놓고 먹는 것이 메뚜기떼의 코스가 되어 버렸다.

기름을 듬뿍 둘러 거의 튀겨낸 수준으로 부쳐낸 빈대떡은 4000원이란 가격이 미안할 정도로 그 두께와 크기가 탐스럽다. 거의 튀겨낸 수준이니 약간 느끼한 감도 있지만 양념간장 안에 큼직큼직한 양파나 김치를 함께 먹으면 그 느끼함이 적절하게 조절된다. 이 집에서 빈대떡 먹은 날은 잔칫집에라도 다녀온 것처럼 빈대떡 하나 사들고 집에 가는 게 습관처럼 되어 버렸다.

▲찾아가는 길: 1호선 종로5가 7번 출구 광장시장 내(전화 02-2268-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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