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상한 것은 낙선을 인정하는 그녀의 태도다.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도 낙선한 후보는 울먹이기 마련인데, 출마를 선언할 당시나 패배를 인정하는 순간이나 그녀의 얼굴에는 표정 변화가 없다. 오히려 입가에 번지는 여유 있는 미소라니…. 다음날 그녀의 마지막 낙선의 변은 미소의 경지를 훌쩍 넘어버린 ‘애창곡 세리머니’로 마무리됐다. 그것도 80년대를 풍미한 포크듀오 해바라기가 부른 ‘지금은 헤어져도’라는 유행가로 말이다. ‘화초를 키우듯 설레며 그날을 기다린다’는 노랫말로 또 다른 정치행보를 약속한 그녀. 표현은 유약하나 그녀가 남긴 메시지는 어떤 남성 정치인의 그것보다 강력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이 받은 107만 표는 1000만 표만큼 가치 있노라고, 그리고 이젠 정녕 ‘정치인 강금실’로 남겠음을 선언하며 패배로 시작된 그녀의 정치 인생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그녀에게서 여성 정치의 희망을 발견했다면 너무나 성급한 기대일까.
신혜진 방송작가 swpress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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