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알아야 한류 키울 수 있죠”

중국에 중국 프로그램을 수출하고 싶다.”

케이블방송업계 첫 여성 전문경영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화TV’ 강인자(43) 대표가 밝힌 중화TV의 청사진이다. 강 대표는 부산매일신문 생활과학부 데스크를 거쳐 지난해 개국한 중화TV의 홍보팀장과 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중화TV는 국내에서 잘 팔릴 만한 중국 프로그램을 수입해 매출을 올리는 케이블 방송이 아니라 중국을 제대로 알기 위한 방송”임을 강조하는 그는 시청률 보증수표인 드라마·오락보다 정치, 경제, 문화 다큐멘터리에 더 무게를 두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개국한 지 1년 4개월 만에 전국 구별 100여개 케이블방송의 90% 계약 달성이라는 성과로 주목받고 있는 중화TV는 중국 대륙은 물론, 대만, 홍콩의 시사, 경제, 문화, 오락 등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외국인이 운영하는 중국 전문 방송은 ‘중화TV’가 유일하다.

강 대표는 “우리는 아직도 뉴스에 등장하는 짝퉁 상품, 그리고 무협영화로 본 중국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지만 중국은 이미 세계 최강국에 올라섰다”며 “중국이 세계를 보는 시각을 우리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교역 관련 지표도 ‘중국 알기’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2005년 대 중국 교역 규모는 1006억 달러로 일본(724억 달러), 미국(719억 달러)을 크게 앞질렀으며, 인적 교류도 296만 명으로 일본(174만 명), 미국(67만 명)보다 많다.

강 대표는 “최근 중국의 반한류 기류는 일방적인 문화소통의 부정적 영향 중 하나”라며 “중화TV가 화류의 길을 열어주면 중국 내 한류도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며 역할을 자임했다.

최근 중국 방송가는 ‘한국 문화콘텐츠 쿼터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중화TV’가 중국에 소개된 후 강 대표는 중국 방송 관계자와의 만남에서 이전의 ‘반한류적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개국 당시 ‘외국인이 얼마나 잘 하겠어?’라며 별 관심이 없던 주한 중국대사관이 이제는 직접 나서 좋은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한다. 중화TV는 지난해 중국 CCTV의 ‘마오쩌뚱 대장정’과 자체 제작한 ‘중국 거상의 비밀을 찾아서’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해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강 대표는 현재 제작 중인 ‘상해의 별-김영의 발자취를 찾아서(가제)’에 거는 기대가 크다. 1930년대 조선족 배우로서 상하이 영화계의 독보적 존재였던 김염의 역사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이다.

강 대표는 “최근 중국 옌볜과 지린 등에서 중화TV 시청자가 늘고 있다”며 “중화TV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중국 내 한인들이 볼 수 있도록 역수출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개국 후 지금까지 경영적 어려움은 없었지만 “수익 증대 없이 좋은 프로그램 기획도 없다”는 판단에 따라 강 대표는 올 하반기는 “한국에 진출하려는 중국기업,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의 광고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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