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후보들의 감성전략
광역후보들의 감성전략
  • 이은경 기자 pleun@
  • 승인 2006.05.19 12:37
  • 수정 2006-05-19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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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에게 후보의 이미지는 그가 제시하는 정책공약 못지않게 호소력이 있다. 그래서 후보들은 인터뷰나 글을 통해 자신의 면모를 드러내고 좀 더 유권자에게 친근히 다가가 공감을 줄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고자 고심한다.

이번 지방선거도 예외가 아니다. 후보들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구사하는 것이 가난과 역경 극복, 서민적 소탈한 이미지,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다. 어려움을 딛고 이룬 성공 스토리는 유권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기 마련. 특히 남자 후보들의 경우, 가정적이고 다정다감하며 양성평등적인 이미지를 주고자 신경을 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군사정권 아래서의 민주 대 반민주, 지역대결 구도 등의 첨예한 대립각이 옅어진 데다가 소득 격차로 인해 사회 계층 간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데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서울시장 후보]

강금실 열린우리당

“나도 무주택의 설움 잘 알아요”

가난을 이기고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셋째 언니 집이라며 “창피한 느낌도 있다”고 말하는 강금실 후보. 이혼한 남편의 빚 때문에 떠밀리다시피 변호사 개업에 나섰고, 현재도 빚이 남아 있다는 것을 서슴없이 말하곤 하는 그는 화려하고 당당한 이미지와는 대조적으로 “제게 집 없는 것도 대물림 같아요”라고 토로한다. 그래서 “강북 조금 한적한 곳에 내 집 마련하는 것이 꿈”이다.

과거로 가선, 고1 때 등록금을 못 낸 적도 있고, 고교부터 대학 3학년까지 모래내에서 여러 식구(강 후보는 2남4녀 중 막내)가 방 세 칸을 얻어 살았다고 고백한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

강 후보는 어머니에 대해 “아버지가 강직하고 융통성 없는 성품이었던 반면 어머니는 따뜻하고 잘 베푸시는 성품”이라며 “뭐든 다 나눠주고 같이 쓰는 성품이 내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약국집 셋째 딸로 시골에서 초등학교만 나온 그의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말을 잘해 별명이 ‘말쟁이’였다는데, 이런 어머니의 기질이 강 후보 특유의 화법에 유전적 영향을 준 것 같다.

한때는 어머니를 창피하게 생각했던 적도 있다. 졸업식 때 수석졸업을 해 어머니를 단상에 앉혔는데, 국기에 대한 경례 부분에서 그의 어머니만 공손히 절을 했다. 그때는 얼굴을 들 수 없었지만 성인이 되고 보니 솔직 당당하게 행동했던 어머니가 존경스럽기만 하다. 재미있는 것은 초등 6학년 때 ‘현모양처’가 꿈이었다는 것.

오세훈 한나라당

“한때는 달동네 소년이었죠”

가난을 이기고

오세훈 후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 회사가 부도 나 달동네 판잣집에 살며 매끼 라면으로 때웠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산동네에 살며 호롱불 켜고 우물물 길러 다닌 적도 있다. 어려운 살림에 어머니가 부업 전선에 나섰고, 오 후보도 관상용 새를 키워 팔아 용돈을 마련했는데, 그 습관이 지금까지 남아 취미로 발전했다. 부유·세련·엘리트 세 가지 코드를 중화시키기 위해 서민스럽고 소탈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한다. 측근들은 “오 후보가 겉보기와 달리 소탈한 면이 많다”며 구두를 닦는 일이 없고 뒷굽이 늘 닳아 있다는 예를 들곤 한다.

“난 부드러운 남자”

오 후보는 GS(Gender Sensitivity)리더포럼이나 여성재단의 미래포럼에 주축으로 참여할 만큼 다른 남성 후보들에 비해 양성 평등적 면모가 강하다. “21세기는 군림형 리더십이 아닌 부드럽고 따뜻한 어머니형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이 평소 그의 지론이다. 고등학교 때 알게 된 여학생과 연애를 시작, 대학 때 그 흔한 미팅 한 번 안 하고 24세 때 결혼에 골인했다. 두 딸을 두고 있는 오 후보에 대해  “공처가 분위기가 좀 있다”는게 친구들의 중평.

[경기도지사 후보]

진대제 열린우리당

“돈 내고 공부하라면 못 했을 것”

가난을 이기고

165억 재산가인 진대제 후보는 “의외로 부잣집 아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말한다. 동부이촌동 철거민촌에서 살기도 했고, 10원짜리 우동국물에 말아먹던 찬밥을 지금까지 고마워하고 있다. 국비장학생 1호에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딸 때까지 제 돈 내고 공부한 적이 없다. 이런 역경 속에서도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 공부하다가 그 자리에 그대로 드러누워 자고 다시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나 공부하는 ‘오뚝이 공부법’으로 독하게 공부했고, 그 후유증으로 사타구니 습진까지 생겼다.

독창성이 최대 무기

새로운 도전을 상징해 카우보이 모자를 종종 애용하는 진 후보의 별칭은 ‘작명의 전문가’. ‘IT839’ ‘와이브로(WiBro)’ 등 정통부의 대표적인 사업 명칭을 만들어냈다.

‘100점짜리 인생조건’이란 강연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A는 1부터 시작해 Z는 26까지 숫자를 붙이고, 100점짜리 단어를 찾는 시도를 해본다. 이때 찾아지는 100점짜리 단어는 바로 태도, 자세란 의미의 ‘attitude’. 그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삶에 임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라 정의한다.

김문수 한나라당

“평등결혼식…아내는 평생동지”

가난을 이기고

경북 영천에서 4남3녀 중 여섯째로 태어난 김문수 후보는 부친이 빚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10세 때부터 판잣집 단칸방에 살았고, 7남매가 호롱불을 켜고 둘러앉아 공부를 했다고 한다. 70년 서울대 경영학과 1학년 때 민청학련 사건으로 제적된 후 94년 복학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24년간 급진 노동운동의 외길을 걸었기에 어린 시절의 가난은 성인이 돼서도 줄곧 이어졌다. 이번 어버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눈물로 쓴 굼벵이 사모곡’을 올려 화제였다. 30년 전 민청학련 사건으로 수배 중일 때 어머니의 위암 소식을 듣고 체포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갔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어 초가지붕 위 굼벵이를 잡아 약으로 볶아드렸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결국 그의 어머니는 그의 품안에서 숨을 거뒀다.

일생 동지 내 아내

김 후보는 노동운동 동지로 만난 아내 설난영(세진전지 노조위원장)씨를 “건강하고 꿋꿋한 여자라 나처럼 험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짝”이라고 판단했다. 몇 차례의 청혼을 거쳐 결혼한 이들 부부는 결혼식부터가 화제였다. 청첩장 한 장 뿌리지 않고 웨딩드레스도 입지 않은 신부가 입장한 봉천동 한 교회에서의 결혼식 주요 하객은 바로 전경들. 위장결혼식을 하며 시위를 벌이는 줄 알고 전경차 5대가 출동했다. 신랑 신부가 평등과 민주 가정을 약속하는 의미에서 두 손을 잡고 입장한 것은 당시로선 파격이었다. 여성들의 사회·경제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84년 후배와 함께 영유아 탁아사업을 벌인 이력도 이채롭다.

김진선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

“한일협정 반대시위 이력 육사 포기하고 공직자 돼”

한국적 뚝심

지난 2003년 당시 강원도지사였던 김진선 후보는 ‘2010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를 이끌고 프라하에서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었다. 동계올림픽에 대한 꺾이지 않는 그의 고집과 뚝심은 조부의 유전자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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