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별 후보 여성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정당별 후보 여성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 권지희 기자 swkjh@
  • 승인 2006.05.19 12:28
  • 수정 2006-05-19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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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색 달라도 공약은 엇비슷

매니페스토 운동이 뜨겁다. 당선만을 위해 ‘헛공약’을 내놓는 후보들을 걸러내고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자는 취지다. 각종 언론매체에서도 매니페스토 스마트(SMART) 평가지수를 기준으로 각 후보의 공약을 검증하는 추세다 보니, 후보들 역시 실현 가능한 공약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5개 정당 모두 ‘붕어빵’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당 이름만 가리면 어느 당이 내놓은 공약인지 알기 힘들 정도다. 이런 현상은 여성공약에서 더 두드러진다.(표참조) 특히 저출산·보육시설 확충과 관련한 보육 공약은 거의 똑같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비정규직 여성과 여성 농민을 위한 공약을 특화한 민주노동당을 제외하면 여성 일자리 확충 공약에서도 ‘오십보백보’다.

이를 두고 정당 관계자들은 “여성 유권자의 마음을 읽은 것”이라 호평을 하는가 하면 “묻어가기, 베끼기”라는 비난 섞인 말도 서슴지 않는다.

정춘생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여성전문위원은 “공약을 나열해 놓으면 비슷해 보이지만 베끼기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여성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는 데 있어 대부분의 당이 비슷한 고민과 방향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 다만 정 위원은 “실행 의지와 장·단기 전략까지 꼼꼼히 살펴보면 공약의 실현 가능성 정도를 확연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의 경우 공약마다 소요 예산을 책정해 현실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향수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부장은 “큰 선거든 작은 선거든 이전 선거에서 나온 좋은 공약을 베끼는 관행은 늘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한나라당이 제시한 대학생 등록금 절반 인하 공약도 이미 지난 선거에서 민노당이 냈던 공약이라는 것. 김 부장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좋은 공약이 계속 확산되는 것은 유의미하다”며 “그대로 업어오는 식이 아니라 자기 지역에서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 검증해 보고 자기 당에 맞게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윤희 한나라당 상임위원회 여성정책위원은 “여성문제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고 말한다. 정당별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취사선택으로 이어질 경우 좋은 공약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당별로 같은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여성문제 해결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것. 권 위원은 “여성문제만큼은 이념을 떠나 여성계 모두 하나로 뭉쳐 적극적으로 정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단체장 후보 접전지역 ‘여성공약’

5·31 지방선거 접전지역인 서울, 경기, 충남, 제주 4곳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각 당 단체장 후보들의 여성공약 중 보육·교육·일자리 세 분야를 점검한다. 

[서울시장]

 강금실 (49·열린우리)

 전 법무부 장관

 보육 | 국공립 어린이집 1천개로 확대

 교육 | 초등 방과후학교 100% 설치, 거점 명문고 육성

 일자리 | 경력단절 여성 대상 생애맞춤형 여성 일자리 창출

 오세훈 (45·한나라)

 전 국회의원(16대)

 보육 | 1개동 1개 공공보육시설 건립

 교육 | 자립형 사립고, 시범 공립고 육성

 일자리 | 종합 원스톱 취업센터 설립



강금실 후보는 보육문제 해결을 1순위로 꼽았다. 현재 544개인 서울 국공립 어린이집을 2배 수준인 1000개로 확대하고, 2008년까지 522개 동에 지역육아지원센터를 지정할 계획이다. 중증장애 아동 전담보육시설 설치, 미혼모 가정·결혼이민 가정·입양아동 가정 지원 등 소외계층을 위한 정책도 제시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초등 방과 후 학교를 100% 설치하고, 초등 학습 준비물을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또 강북거점 명문고를 자치구별로 1개교씩 지원하고, 실업계 고교를 특성화해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일자리 분야에서는 고학력 실직 여성을 위해 신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해 생애 맞춤형 여성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오세훈 후보 역시 보육 공약에 집중하고 있다. 1개 동 1개 공공 보육시설 건립에 이어 24시간 운영하는 안심보육센터 설립, 공인베이비시터제 도입 등 공공보육 강화에 역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저소득 한 부모 가정 아동 양육비 및 자녀 학비 지원, 조부모 양육 영유아 육아수당 지급 등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강남·강북 교육 불균형 해소를 위해 4대 권역별로 공립 시범학교를 선정해 지원을 강화하고, 민간협력 자립형 사립고를 25개 구로 확대 육성할 계획이다. 여성 일자리로는 보육·복지시설 독거노인 도우미, 학교 건널목 안내원 등 지역사회 지원형 여성 일자리 창출과 종합 원스톱 취업센터 설립 등을 제시했다.

[경기도지사]

 진대제 (54·열린우리)

 전 정보통신부 장관

 보육 | 보육시설 2배 증설, 둘째 자녀 출산시 100만원 지원

 교육 | 어린이영어학교, 경기도립대학 설립

 일자리 | 여성 일자리 30만개 창출

 김문수 (54·한나라)

 전 국회의원(17대)

 보육 | 케어맘 도입, ‘놀토’ 버스학교 운영

 교육 | 자립형 사립고, 경기교원대학 설립

 일자리 | 연령대별 맞춤형 취업지원대책 수립, 맞춤형 여성 일자리 창출



진대제 후보가 중심에 내건 공약은 일자리 창출이다. 수요자 맞춤형 직업교육 및 창업교육 실시,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 프로그램 가동 등을 통해 여성 일자리 30만 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대표와 정보통신부 장관의 이력을 살렸다.

보육문제도 대표 공약이다. 보육예산을 현재보다 2배로 늘리고, 둘째 자녀를 출산할 경우 축하금으로 1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교육의 경우 모든 학교에 원어민 영어교사를 배치해 영어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영어 교육비 절감을 위해 어린이 영어학교를 설립할 계획이다. 인재 양성을 위해 경기도립대학(국립대학)도 신설할 예정이다. 

김문수 후보의 핵심 공약은 보육이다. 맞벌이 부부에 초점을 맞춰 0∼1세 보육을 위해 케어맘(영아돌보미) 제도를 도입하고, 2∼5세 영유아에 대해서는 시간 연장형 보육을 강화하며,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학교시설을 활용한 방과 후 가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이돌보미 제도는 1000명의 여성 일자리 창출도 기대하고 있는 공약이다. 또 노는 토요일에 저소득층·맞벌이 부부의 초등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현장체험 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교육공약으로는 자립형사립고 설립과 경기교원대학(국립대학) 설립을 제시했다. 일자리의 경우 20대 업그레이드 여성커리어센터, 30대 영아돌보미 전문가 양성, 40대 주부인턴제 취업교육 실시 등 연령대별로 취업지원 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충남도지사]

 오영교 (58·열린우리)

 전 행정자치부 장관

 보육 | 셋째아이 출산장려금 1천만 원 지급

 교육 | 충남 인재육성재단 설립, 외국인 직영 영어교육 기관 유치

 일자리 | 여성 일자리 1만개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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