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오세훈 후보, 여성유권자 공략법 따라 당락 결정

5·31 서울시장 선거가 성(性) 대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비록 선거 초판이지만 여성인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의 지지도가 남성인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선거에서 ‘여성은 여성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통설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후보에 대한 지지도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러한 통설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것이다.

최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와 서울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30대 젊은 여성에서는 강 후보의 지지도가 오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40대와 50대 이상의 기성 여성에서는 반대로 오 후보가 강 후보를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20대와 30대에서 강 후보에 대한 지지는 각각 28.2%와 33.6%로 오 후보의 26.6%와 28.6%를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40대에서 강 후보와 오 후보 지지도는 18.9% 대 33.0%, 50대 이상에서 12.1% 대 49.1%로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세대 간에 지지도 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나는 이유를 추론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20∼30대 젊은 세대에서 강 후보의 지지도가 높은 것은 당당함과 자신감이 넘쳐흐르는 강 후보가 자신들이 진정으로 닮고 싶어하는 ‘역할 모델(role model)’로 깊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론된다.

한편 강 후보가 475세대임에도 불구하고 40대 이상 여성층에서 386세대인 오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은 것은 이들 세대가 시급하게 요구하는 것을 자신의 공약으로 개발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40대 여성은 서울시가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로 보육문제(6.3%), 치안문제(6.3%)보다는 가장 많은 28.8%가 교육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편 50대 이상의 고연령층 여성은 지역경제 활성화(43.3%)를 가장 많이 지적하고 있다. 강 후보는 자신의 핵심 여성 공약이 이들 기성세대 여성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 만족시키고 있는지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후보 지지도는 오로지 현재 상황을 보여 주는 스냅사진에 불과하다. 남은 선거 기간 지지도는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

한 여론조사 결과, 서울 유권자의 40%가 ‘현재 지지하고 있는 후보를 변경할 수 있다’고 응답했고, 더구나 40대 여성의 경우 2명 중 1명(43.2%)은 어느 후보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성숙한 여성 유권자들은 무조건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후보가 인구 1000만의 수도 서울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는 데 가장 적합한 일꾼인지를 보고 투표해야 한다. 또한 어느 후보가 그동안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을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투쟁하며 살아왔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더불어 향후 어느 후보가 서울에서 거주하는 여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제대로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때만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성에 의한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유권자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 누군가를 심판하고 응징하여 정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묻지마식 감성 투표’는 당장은 시원할지 모르지만 결국은 유권자에게 독이 되어 돌아온다. 각 후보자들은 현재의 지지도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자신의 정책과 철학을 기반으로 경쟁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현재 지지도가 열세인 후보자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상대방을 비방하고 흠집내는 네거티브 전략을 채택하려는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한편 현재 지지도가 앞서는 후보는 대세론에 도취되어 자신의 철학은 없이 오직 반사이익만을 챙기며 선거에서만 이기면 된다는 자기 방어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 각 후보들은 5·31 지방선거를 모두가 승리하는 진정한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일차적인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점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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