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지역 브랜드 ‘물 맑은 양평’ 대성공…올 100억 매출 예상
토종 쌀·와인서 화장품까지 제품 경쟁력 탄탄…고부가 육성 시급

코앞으로 다가온 전 방위적 시장 개방을 앞두고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바로 농업이다. 이에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지역 농산물 및 특산품을 브랜드화해 상품 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전략 짜기에 분주하다.

이에 자유무역협정(FTA)에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시장 개방이 대세라면 정부·지자체가 나서서 국산 농산물을 홍보하고 앞선 제품력을 인증해 주는 데 앞장서달라’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자체 특허 출원 건수는 1387건으로 고장의 명칭, 지역 특산품, 수공예품 등의 브랜드 관련 항목이 대부분이다. 제품은 대부분 먹거리로 과자·식품·음료 분야가 517건(37%), 서비스업 374건(27%)이 가장 많았고, 화학품·약제·화장품도 67건(5%)에 이르는 등 점차 다양화하는 추세다.

경기 양평군 용천리에서 쌀 농사를 짓는 김영환(50)·박애경(48) 부부는 지난해부터 쌀을 비롯해 된장, 고추장, 간장 등 제품에 양평군의 공동브랜드 ‘물 맑은 양평’을 부착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지역 브랜드 사용 이후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져 매출도 올랐지만 무엇보다 농사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한다. 양평군청의 ‘물 맑은 양평’은 친환경 농산물에 부착이 가능하며, 군청은 독자적인 물류센터를 갖추고 제품을 관리해온 결과 지난 3월 거래처가 기존 100개에서 350개로 3배 이상 증가하는 등의 성과를 보았다. 양평군청 김선대 계장은 “이미 미국 쌀이 수입되고 있지만 최근 양평 쌀로 만든 쌀과자로 미국수출을 타진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시설만 제대로 갖추면 적극적인 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평군청 ‘물 맑은 양평’의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 원이다.

그런가 하면 전북 완주군은 올 9월 와인 ‘오 드 로제(Eau De Rosee)’를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2002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지금까지 약 40억 원을 투자한 와인산업은 농산물 개방과 함께 쌀 농사에 치중해온 지역경제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것이다. 완주군 포도주연구소 정순연씨는 “세계적인 와인 품종을 수입해 ‘포도주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지역 체험관광사업과 연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급 와인으로 달콤한 맛이 특징인 ‘오 드 로제’는 완주군이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고 지역 농민이 계약 재배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화장품 사업으로 지역 이미지를 높이고, 한 해 300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올리고 있는 충남 보령시는 올해 머드화장품 ‘머드랑’의 수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화장품 회사인 ㈜태평양과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머드랑’은 기초·기능성 화장품에서부터 비누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보령시 경영사업단 관계자는 “머드랑 매출은 한 해 17억 원 정도로 크지 않지만 수익은 도로건설 등 보령시 발전에 투자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라북도에서 콩 농사를 짓다가 5년 전 ‘함씨네 토종 콩’ 브랜드 사업에 뛰어들어 연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함정희(54)씨는 “FTA 등 시장 개방 얘기는 이미 10년 전부터 들어왔다”며 “우리 농산물은 제품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만 그동안 경쟁력 향상을 위한 가이드 제시에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푸념했다. 함씨는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지역 브랜드화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농민들에게는 시장개방 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작물정보, 산업화 등의 구체적 교육 및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림부는 지난 12일 지역특화농수산물의 브랜드화 사업안을 발표하고, 19개 향토자원 시범사업을 지정했다. 지역특화사업은 세계적인 농·특산물(인삼, 김치 등), 지리적 표시 가능한 농·특산물(녹차, 복분자 등), 재배·가공·관광 등 서비스산업의 융합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향토산업(보성 녹차, 함평 나비 등) 분야로 나눠 지원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적극적인 지원에 들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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