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지사에 도전하는 오영교 전 행정자치부 장관
충남도지사에 도전하는 오영교 전 행정자치부 장관
  • 임현선 기자 sun5@
  • 승인 2006.04.07 12:21
  • 수정 2006-04-07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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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을 국가경영의 새 중심으로”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5·31 지방선거에 출마할 16개 시·도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여성신문은 이번 호부터 광역단체장 출마 후보자들을 만나 지역 발전 정책 비전과 친여성정책을 듣고자 한다. 첫 주자는 열린우리당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오영교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다.

© 2006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 © 2006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혁신의 전도사’‘행정혁신의 화신’이라 불리는 오영교(58)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5·31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지사 도전을 선언했다. 열린우리당의 후보로 나서는 그는 5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충남을 국가 경영의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72년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생활을 시작한 오 전 장관은 30여 년간 상공부 수입관리과장, 중소기업청 차장, 산업자원부 차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등 경제관료에서 공기업 최고경영자(CEO)까지 선 굵은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1월 행정자치부 장관에 임명된 뒤에는 행정 조직에 팀제를 도입해 정부조직을 대대적으로 변화시키면서 행정 부처를 고객 중심의 서비스 기관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앞장섰다. 출마 기자회견 전날인 4일 천안시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지방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오랫동안 경제 관료로 일했다. 30년의 행정 경험, 코트라에서의 CEO 경험, 행정자치부 장관으로서 정부 부처의 조직 혁신을 이끌면서 행정 경영의 모델을 만들어본 경험을 고향에서 펼치고 싶다.”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일할 때 공직사회에 팀제를 도입해 화제가 됐다.

“조직을 팀제로 바꾸고 경영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변화시켰다. 평가가 인사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소위 ‘중앙 행정부처의 CEO 경영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유엔에서 행정자치부가 개발한 통합행정시스템에 대해 연설했는데 호평을 받았다. (당선되면) 지방자치의 행정 경영 모델을  만들 생각이다. 국민이 혁신을 체감하려면 중앙 부처가 아니라 지방 정부가 변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행정에 대한 소신은 무엇인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은 정치적 목적에 의해 접근되면 안 된다. 주민들로부터 세금을 받아 정책을 만들고 주민에게 되돌려줌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겠다. 지금은 시장, 군수가 그 지역의 주인이다. 고객인 주민 중심의 경영으로 행정조직을 전면적으로 바꾸겠다.”

-정부의 수도 이전 계획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

“야당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안정적으로 힘있게 추진해 충남도를 국가 경영의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겠다. 대통령 제2집무실을 비롯한 국정운영통합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충남도의 발전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충남도는 발전 불균형이 심한 곳이다. 천안, 아산 등 북부지역은 수도권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인력, 산업기반들이 몰려 있는 반면, 남부 지역은 농촌 도시로 고령화가 심하다. 지역 간 빈부 차이도 크다. 천안의 경우 역동적인 힘이 있지만 갑자기 도시가 팽창을 하다 보니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아 도시를 새롭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충남을 국가 중심적 기능으로 만드는 것이 내 목표다. 충남을 기능, 산업이 집중된 도로 만들겠다. 행복도시를 건설하겠다. 특히 신라 문화권인 경주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백제 문화권의 부여를 문화 관광지역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기업 유치전략이 있다면.

“기업을 경영하는 이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 다른 지역보다 파격적으로 기업을 우대할 생각이다. 그들이 일하기 편한 환경을 조성하겠다.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면 기업은 오게 돼 있다. ”

-한 세대가 넘는 긴 시간 동안 공직사회가 어떻게 변화했다고 생각하나.

“일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법규, 각종 틀에 박힌 규격화된 일이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그런 관행이 많이 사라졌다. 지금은 고객(주민)을 중심에 놓고 사고하는 인식이 확고해졌다. 효율과 성과를 중시여기고 정책을 만드는 이에게 강한 책임감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또한 일한 만큼 대우를 받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

-주장하는 혁신이란 무엇인가.

“혁신이란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혁신을 하면 10시간 걸리던 일을 5시간이면 끝낼 수 있다.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하고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가능하다. 5시간 남은 여유를 자신의 자질과 능력을 향상하는 데 사용하면 일하는 사람의 직무 만족도가 올라간다. 당연히 그가 생산하는 정책의 질도 높아지고 고객인 주민의 만족도도 높아지게 돼 있다.”

오 전 장관과 여성정책
‘혁신’‘개혁’이란 다소 무거운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그와 첫 인사를 나눴을 때 의외의 느낌이 들었다. ‘개혁의 칼을 든 무사’가 아닌 ‘순박한 시골 소년’의 분위기가 풍겼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라고 소개하며 “곧 여성이 주인이 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대학을 다니던 60년대와 사회생활을 시작한 70년대 초반에 직장 동료로서 여성을 만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오 전 장관이 여성인력의 우수성을 확실히 깨닫게 된 시기는 코트라 사장으로 일하던 2001년이다.

“코트라는 여성의 맨 파워가 대단히 강한 곳이었다. 직원 가운데 절반이 여성이었는데 언어능력 면에선 남성을 크게 앞질렀다. 유능한 여성들과 자주 대화하며 신선한 자극, 충격을 많이 받았다.”

그는 코트라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부장을 탄생시켰으며 주요 자리에 여성들을 전진 배치했다. 뛰어난 여성들이 직장을 포기하는 이유가 출산과 육아 부담 때문이란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는 행정자치부 장관 시절 대체 인력풀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2004년 육아휴직 66%, 출산휴직 75%, 2006년 80%까지 대체인력이 가능하도록 대체인력풀을 만들었다. 평가 결과에 따라 특별교부세를 차등화할 생각을 갖고 만들었는데, 대체인력이 활성화되면 여성들이 출산, 육아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는 크게 줄 것으로 기대한다.”

중소기업청 차장으로 일할 때는 여성기업인지원법을 직접 만들었다. 이 법안은 99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여성 기업인 육성에 토양 역할을 하고 있다.

오 전 장관은 “여성이기에 나를 봐달라는 것은 스스로 위상을 낮추는 것”이라며 “필요한 일만 하겠다는 생각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영교는 누구?
1948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상과대학,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정고시를 합격한 뒤 상공부, 중소기업청, 산업자원부 등 주요 경제부처에서 일했다.

고객만족도 꼴찌였던 코트라를 사장 취임 2년 만에 1위 기관으로 올려놓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가 퇴임할 무렵 코트라는 2004년 세계무역기구 산하 국제무역센터로부터 전 세계 최우수 무역투자진흥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행정자치부 장관시절엔 팀제를 도입해 행정부처의 조직 혁신을 이끌었다. 그 결과 행정자치부는 혁신평가 1위 부처로 부각됐으며 그 역시 혁신 리더십의 일인자로 평가받았다. 

“공무원에게도 아무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업무가 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업무에 배치되더라도 나는 적응을 했다. 그 일이 존재하는 이유는 가치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고 믿었기에 거부감도 크지 않았다. 가치는 창출되는 것이다.”

오 전 장관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 무소유다. 그는 “일하면서 무언가 내 몫을 챙기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며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어떤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늘 좋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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