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사상 유례없는 여의사 ‘의녀(醫女)’
세계 사상 유례없는 여의사 ‘의녀(醫女)’
  • 이종호 / 과학국가박사·과학저술가 mystery123@korea.com
  • 승인 2006.04.07 11:51
  • 수정 2006-04-07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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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

‘대장금’의 주인공인 대장금은 여자 의사가 되어 중종 10∼39년(1515∼1544) 최고 의녀(醫女)의 길을 겪는 과정을 그린 것으로 이는 실화를 토대로 한 것이다.

대장금이 의녀로서 궁중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유교사상이 세계 유례가 거의 없는 의학상의 획기적인 사건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것은 여자 의사의 양성이다.

의녀제도는 중국이나 서양의 역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수한 제도다. 외국의 경우 단순히 남자 의사들의 보조 역할을 하는 경우는 있으나 부인병을 직접 치료하고 진맥하고, 시침하고 처방하는 일까지 모두 담당하는 전문 여의사는 외국의 경우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녀제도는 태종 6년(1406) 당시 한성윤겸교겸제생원지사였던 허수의 진언에 따라 제생원에서 탄생했는데 그는 의녀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남녀가 7세가 되면 서로 동석하지 않는 것은 성인의 가르침이지만 병에 걸려서 위급하게 되면 종실의 처자라도 의원에게 보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남의(男醫)가 처자의 피부를 주무르게 되니 남녀유별의 교리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간혹 남의의 진료를 받기 부끄럽게 여겨서 그대로 죽기를 원하는 일도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폐단을 고치고자 여의를 설치해야 한다.”

초기에는 부정기적으로 의녀를 뽑아 양성했지만 의녀의 필요성이 더 늘어가면서 3년마다 정기적으로 뽑고, 또 수가 모자라면 부정기적으로 뽑았다.

대장금은 중종 10년(1515년) 3월에 처음으로 등장하지만 본격적으로 실록에 등장하는 것은 1522년 8월부터다. 대장금의 치료 능력이 탁월하자 왕실의 신임을 받아 중종의 병 치료를 전담하며 1524년 2월 대장금에게 체아직(遞兒職, 녹봉을 주기 위해 특별히 만든 관직)을 내려 명실공히 중종의 어의녀(御醫女)이자 주치의가 된다. 대장금은 이후 계속 중종의 어의녀로 활동했는데 중종 39년(1544년) 2월 3일 중종이 얼마나 대장금을 신임했는지 다음과 같은 말로도 알 수 있다.

“목이 쉬고 땀이 많이 나므로 약을 써야 한다는 것은 의녀가 알고 있다. 소소한 약에 관한 의논은 의녀(대장금)를 통해 전해줄 터이니 상의하도록 하라.”

근래 대장금이 각광을 받는 것은 당시에 어의나 의녀들이 행한 의료가 ‘의식동원(醫食同原)’에 의한 민중의술, 즉 약선(藥膳, 약이 되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즉 약과 음식이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개념으로 현재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민중의술 살리기’ 운동도 대장금 등의 성공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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