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성 유도·수평적 여성 리더십 발휘해 각자 자기 색깔 내도록 국정 운영”

한명숙 국무총리 지명자 기자회견...국회 인준표결 통과하면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후반기를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국무총리 카드로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을 선택했다. 4월 중순으로 예정된 국회 청문회와 인준표결 절차를 통과하면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한다.

24일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명숙(62) 열린우리당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가 만약 청문회 인준절차를 통과하면 첫 여성총리가 되는데, 우리나라의 새로운 정치발전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자신에게 큰 지지를 보낸 여성계를 향해 “여성이 우리 사회의 약자이기에 약자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언제나 일해왔는데, 앞으로도 약한 사람에게 늘 관심을 갖고 화합하는 따뜻한 정치를 해내는  각오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총리 지명자는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당적 이탈 문제, 국정장악력, 리더십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았다.

한 총리 지명자는 “(당적 이탈 요구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핵심 내용은 5.31 지방선거를 얼마나 공정하게 처리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며 “청문회를 통과해 총리가 된다면 지금까지 살아온 원칙대로 선거를 엄정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도 당적을 갖고 있고 정치란 것이 결국 여당과 정부가 함께 당정협의를 통해 정책을 수행하는 책임정치”라며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을 위해선 ‘당적 이탈’이 어떤 의미에서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지금으로선 당적 이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리 내정 소식을 언제 들었나’란 질문에 대해 한 총리 지명자는 “카자흐스탄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오늘 오전 11시쯤 청와대로부터 노무현 대통령과의 오찬 연락을 받았다”며 “오찬자리에서 노 대통령으로부터 정식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첫 여성 총리 탄생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해 “여성 인력이 급부상하고 있는 시대에 여성이 남성과 함께 책임의 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우리 딸들에게 많은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는 한 내정자. ⓒ2006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그는 또 ‘무난한 리더십’에 대한 지적과 ‘여성이기에 국정 장악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국회의원 재선 경험과 두 번의 장관직 수행을 강조하면서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총리 지명자는 “국회의원을 두 번 했고, 장관을 두 번 하면서 국정 경험을 했는데 가장 높이 평가받은 것이 장악 능력이었다”며 “지금까지의 남성 중심적, 수직적 리더십보다는 자발성 유도, 수평적 여성 리더십을 발휘해 스스로 일을 잘하고 자기 색깔을 낼 수 있도록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총리 지명자에겐 골프 파문으로 물러난 이해찬 전총리와 관련된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골프를 칠 줄 아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골프는 하나의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것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지는 않다”면서 “골프를 쳐 본적은 있지만 너무나 못 치기에 앞으로 안 칠 것”라고 답했다.

이어 한 총리 내정자는 ‘이 전 총리가 일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담감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이 전 총리는 아주 국정을 잘 운영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도 (내가) 행정운영을 두 번 한 경험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국정을 잘 운영해 나갈 수 있다고 높이 평가해줬는데, 다만 모자라는 부분은 열심히 공부하고 부지런하게 성실히 노력해서 따라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오찬에서) 노 대통령이 앞으로의 정치가 대결구도에서 대화와 타협하는 협상의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대통령보다 한명숙 총리 지명자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며 “정치적 갈등 사안에 대해서 야당과 긴밀히 협상하고 설득하면서 최선의 합의점을 이뤄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총리 지명자는 “참여정부 4년 차에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추진했던 정책에 일관성을 지켜나가 (정치권의) 갈등관계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갈등과 피로를 치유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 기자회견 후 동료 여성의원들의 축하를 받고있다. ⓒ2006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이밖에 한 총리 지명자는 “(참여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책임 총리’는 결국 헌법에 보장된 국무총리로서의 역할로 앞으로 계속해서 유지하겠다고 대통령이 말씀하셨다”며 “나도 그 방향에 맞게 일관성 정책을 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총리가 된 다음 무엇을 해보고 싶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총리 지명자는 “왜 나를 총리로 지명했는지를 대통령께 여쭤봤다”며 노 대통령의 대답을 소개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지금은 정치가 조정 잘하고 협상 잘해서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잘 할 거리 믿음이 간다고 말씀하셨다”라며 “대결구도의 정치문화를 화합하고 설득, 대화, 소통하는 정치문화를 일구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만약 총리가 된다면 총리 위치와 정치인 위치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한나라당의 의견, 야당의 의견을 많이 듣고 존중하면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열린우리당의 조배숙 최고위원과 김희선, 이경숙, 장향숙, 유승희 의원 등 여성 의원들이 찾아와 축하를 전했다.

[여성계 반응] 여성연합, 여성단체협의회, 여세연 등

“여성 총리 지명, 평등사회로 가는 큰 중심축 될 것”

 
 ▲ 동료 여성의원들과 화이팅을 외치며 국회 인준 통과를 기원하고 있는 한명숙 국무총리 내정자. ⓒ2006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한명숙 의원이 유력한 총리 후보자로 거론된 20일부터 ‘여성 총리 탄생’을 강력히 요구한 여성계는 최종 지명자로 결정되자, ‘적극 환영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은 2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금 국민들은 그 어느때보다 상생과 협력, 양극화 해소라는 정치비전을 제시해 새로운 인물을 고대하고 있다”며 “한명숙 총리서리는 바로 우리 사회가 구하는 새로운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또한 “여성 총리 임명을 통해 여성차별 해소와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를 위한 계기가 마련되고 권위주의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조직 문화에 평등의 바람이 일기를 기대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한명숙 총리 지명자 개인은 많은 의견과 제안을 듣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종합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21개 부처의 장관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으로 지원하고 각 부처간 충돌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풀어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도 “첫 여성총리 탄생은 국제적으로는 한국이 정치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국내적으로는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의 상징적 힘이 되어 남녀가 함께 이루는 평등사회로 가는 큰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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