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없이 이어진 수요시위 700회

15일 서울 중학동 일본 대사관 앞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700차 수요시위를 맞아 700차를 상징하는 일곱 가지 무지개색 물결이 가득했다.

이번 수요시위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와 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연합) 등 48개 시민단체가 주최, 서울뿐 아니라 부산, 마산지역에서도 진행됐다. 또 도쿄, 오사카, 오키나와 등 일본 7개 지역과 독일, 미국, 영국, 대만, 네덜란드, 호주 등 세계 7개 나라에서도 재외동포와 현지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연대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윤순녀 정대협 공동대표는 “92년 1월 첫 수요시위를 하면서 100회쯤 하면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죄할 줄 알았다”면서 “아직까지 꿈쩍도 않는 일본 정부는 반드시 사과하고 배상해야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이욱준(14·배명중 2학년)군은 “할머니, 절대 아프지도 말고 늙지도 마세요!”라면서 “일본 정부가 사과할 때까지 우리들이 함께 하겠다”고 약속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든든한 힘을 보탰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79) 할머니는 “나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딸이자 살아있는 역사의 증인”이라며 “우리는 200년 살아서 반드시 사죄를 받아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 권양숙 여사가 앞장서 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300여 명의 참가자는 일본 정부에 대해 ▲진상규명 ▲일본군 위안부 범죄 인정 ▲공식 사죄 ▲책임자 처벌 ▲역사교과서 기록 ▲추모비 건립 등 모두 7개의 요구안을 받아들이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입은 피해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수요시위가 끝난 뒤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대일 외교정책을 수립하고, 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요구서를 전달했다.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할머니는 125명으로 대부분 80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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