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덕성여대 7대 총장 돼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우리 ‘덕성’이 진취적이고 유능하며 책임감 강한 여성을 체계적으로 길러내는 대학으로 널리 인정받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여성’대학 ‘덕성’의 아이덴티티를 한층 강화해 성인지적 관점과 전문성을 확실히 갖춘 여성인력을 배출하는 여자 명문 대학으로 만들어나가겠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 고학력 여성인력을 육성하는 것은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가느냐, 못 나가느냐를 좌우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호주제폐지, 성매매방지법 제정 등 굵직한 여성 현안을 해결하고 여성가족부의 밑그림을 마련한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이 덕성여대 제7대 총장으로 새로운 걸음을 내디뎠다.

지 신임총장은 지난 2월 27일 총장 임명 통보를 받고 다음날 중요 보직 인사를 끝내는 숨가쁜 일정을 거쳐 3월 16일 오후 2시 취임식을 앞두고 있다.

그는 자신의 발탁 배경에 대해 “여성문제로 전국 방방 곳곳을 다니며 강의와 교육을 하는 등 현장교육을 많이 한데다가, 그동안의 여성운동 경력(여성연합,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등)과 장관으로서의 행정력과 통합적 능력이 주효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10여 년을 ‘인간과 사회’ 과목 강의를 통해 20여 명의 소규모 그룹과 세미나 교육을 진행하는 등 덕성여대와는 꽤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고 말한다.

이에 더해 그 자신 당시로는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주체적 삶을 산 설립자 차미리사 선생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 차미리사 선생은 남편과 사별한 후 외동딸을 두고 중국, 미국으로 건너가 독학해 1920년에 최초의 야간 여성 교육기관으로 덕성학원을 시작했다. 또 순회강연단을 조직해 전국 70여 개 지역을 누비며 여성의식을 설파했다. 지 총장은 무엇보다 지금으로서도 보기 힘든 설립자의 그 진취성에 반했다.

“또 하나, 이 곳에 와서 일하게 된 주요 계기는 여성부 장관 시절 예산 따기보다 더 어려운 것이 바로 사회 적재적소에 필요한 여성 리더를 구하는 것이란 사실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서 부족한 여성 인재를 실질적으로 길러내는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대학’이며, 여기에 내가 힘을 보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 총장은 여성부에서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활용해 커리어개발센터를 좀더 체계적으로, 효율적으로 강화해 운영하고, 설립자인 차미리사 연구소가 여성학과 아시아 여성들의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도록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반은 이미 마련돼 있으니 앞으론 ‘덕성’이 발전할 일만 남았고, 이런 때에 총장으로 오게 된 것이 기쁘고 행복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지 총장은 벌써부터 덕성인 자랑에 바쁘다.

“여성운동 판에만도 MC 최광기, 최명숙 여성민우회 공동대표, 이혜란 여성주의문화운동가, 김제남 녹색연합 사무처장 등이 덕성여대 출신이다. 모두 다 굉장히 헌신적이고 열정적이며 몸으로 실천하는 일꾼들 아닌가. 이처럼 ‘아, 덕성∼’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일꾼들을 계속 길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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