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뀐 후 한 달이 되어간다.

정국의 흐름을 정리해 보고 향후 1년을 예측해 보자. 새해는 소란스러운 개각으로 시작되었다. 이번 개각은 지난 대선에서 자금 조달에 공을 세웠거나 3년간의 통치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충성했던 정치인들에 대한 보은성 개각이라는 것이 대체적 평가였다. 최소한 부처별로 최고로 일을 잘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엄선한 개각은 아니라는 것이 국민 다수의 평가임이 여론조사로 입증되었다.

한편 사학법 개정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기싸움의 경지에 도달해 있어 2월 국회의 순항도 불투명하다. 이에 더하여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내 힘겨루기 와중에서 나온 여당 빅2의 야당 대표를 향한 의도된 공격과 이에 대한 반발이 겹쳐 정국은 수습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다음 대선의 유력한 후보자들이기도 한 집권 여당 당의장 후보들의 경선 과정에서, 잔여 집권 기간과 그 이후의 나라 살림을 어떻게 이끄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쟁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들의 관심사는 당권 획득이므로 당연히 상대 당에 적대적인 핵심 당원들의 구미에 맞는 호전적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야를 막론하고 어젠다를 설정할 수 있는 유력 정치인들의 입을 통해 개헌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끊이지 않는다. 책임 정치와 레임덕 방지를 위해 4년 중임 정·부통령제로 개헌하자는 주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로써 여당의 당권 경쟁이 끝나고 지방선거가 마무리된 후의 하반기 정국이 어디로 흐를지 예측이 가능하다.

일단 개헌 논쟁이 시작되면 이른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기세싸움이 대단할 것이다. 권력구조 변화와 각종 선거시기 조정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헌법 전문에 시대정신을 담자는 주장부터 영토 조항 개정까지 각 정파 간에 일대 격전이 벌어질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이렇게 끝이 보이지 않는 대결구도는 대선 후보 선점 경쟁과 맞물려 증폭되면서 내년까지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1년 내내 국민은 정치권에서 시작되어 사회 전반에 걸쳐 형성된 한랭전선을 지켜보며 한숨만 내쉴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렇게 우울한 예측을 해놓고 보니, 속이 답답해져 오면서 무엇인가 위안거리를 찾게 된다.

비슷한 심정인 분들께 기분 전환을 위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볼 것을 권한다. 그곳에서는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통해 본 2050년의 한국 경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볼 수 있다.

한마디로 한국 경제에 관한 장밋빛 보고서다. 놀랍게도 골드만삭스는 우리나라의 1인당 실질소득 수준이 2025년에 5만1923달러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로, 2050년에는 8만1462달러로 세계 2위로 올라서 미국을 제외한 서방선진7개국(G7) 국가의 수준을 능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도 신기해 이렇게 낙관적인 예측이 가능한 이유를 살펴보았다.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는 지수인 GES(Growth Environment Score)는 인플레이션, 재정적자, 해외차입, 투자, 대외개방도 등의 거시경제변수와 전화 보급률, PC 보급률, 인터넷 보급률, 교육정도, 평균수명, 정치적 안정, 부패지수, 경제활동과 관련된 법제화 정도 등으로 구성된 지수로서 지속 성장을 위한 구조적·정책적 근간을 이루는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브릭스(신흥 유망시장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통칭)’의 부상을 수년 전에 예측한 실력 있는 전문가 그룹의 평가이므로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위안거리임은 분명하나,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한마디로 앞으로 지수 관리에 최선을 다하면 2위까지도 갈 수 있지만, 현재 위태로워 보이는 몇 가지 요소의 관리에 실패하면 급전직하할 것이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도약할 것인가, 추락할 것인가는 결국 2006년을 사는 우리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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