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인 국제행사가 있을 때에는 으레 자동차 통행량을 줄이는 대책이 세워졌다. 우리가 기억하기로는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 개최 시, 지난해 부산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 시 열흘 중에 하루의 승용차 운행을 금지하는 승용차 10부제, 또 짝수일과 홀수일에 번갈아 운행을 쉬는 5부제가 실시됐다. 환경과 교통 문제를 풀어나가는 해법이었다.

하늘이 많이 맑아졌다고는 하지만 수도권의 60% 이상의 주민은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다(2003). 수도권의 경우 80년에 27만 대였던 자동차가 2004년에 692만 대로 26배나 증가했고 최근에는 경유를 쓰는 레저차량이 100여만 대로 증가해 오염물질 배출이 심화되고 있다. 차령이 10년 이상 된 노후 차량도 94년에 비해 2002년에는 16.7배나 증가해(59만여 대) 대기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 자동차 대수는 현재보다 63%, 1차 에너지 사용량은 약 45%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돼 수도권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승용차 요일제의 성공은

서울시가 교통량 감소,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감소, 연료비 절감의 효과를 가져오는 승용차 요일제를 도입한 지 2년 반이 됐다. 월∼금요일 중 하루를 정해 그 요일에는 승용차 운행을 스스로 안 하는 자율적인 이 시민실천운동에 지난해 11월 말까지 참여한 차량이 211만 대라고 한다. 도입 이후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저감 효과가 12%이고, 환경오염 비용 감소효과 추정액이 약 1826억 원으로 산출됐는데(100만 대 기준) 자율 운동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서울시가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한다고 한다.

시가 운영하는 주차장 주차료 20% 할인, 터널 이용 승용차에 부과하는 혼잡통행료 50%할인, 교통 수요를 유발하는 민간기업체에 부과되는 교통유발부담금을 최고 40%까지 감면해주고 있다. 앞으로는 참여 차량에 대해 자동차세를 연 5% 감면할 예정이고, 보험회사와 협조해 자동차 보험료도 차량 및 신체 손상에 대해 연 2.7%씩 할인할 것이라고 아파트 게시판에 공지가 나 붙어있기까지 하다.

인센티브보다 우선할 것들

인센티브보다는 승용차를 하루 안 타더라도 별 불편이 없는 교통수단이 제공돼야 한다. 문에서 문까지의 서비스가 되도록 마을버스와 일반 버스 또는 마을버스와 지하철과의 연결이 잘 이뤄져야 하고 일반 버스는 물론이려니와 마을버스도 배차 간격이 제대로 유지돼 기약 없는 기다림에 시민이 짜증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하철은 오르는 계단이 에스컬레이터로 교체돼 숨이 턱에 닿게 오르지 않아도 되도록 해줘야 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지하철 지하 통로도 너무 돌지 않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다.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 승용차가 없는 사람들은 원천적으로 직접적인 오염물질 배출을 하지 않는데 이들에 대한 인센티브가 더 많아야 한다. 따로 연구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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