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 9인 수상자의 다짐

1월 12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미지상) 시상식을 겸한 여성신문 신년 하례식이 200여 명의 각계 인사들이 축하객으로 참여한 가운데 성황 속에 치러졌다.
김효선 발행인은 개회사를 통해 “미지상은 다른 어떤 상보다도 여러분의 미래에 대한 축복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뜻 깊다”는 말로 미지상의 의의와 함께 “수상 대상자가 많았지만 미래의 지도자가 아니라 현재의 지도자라서, 또는 이미 너무나 큰 지도자로 자리 잡고 있어서, 또는 너무 경륜이 많은 오래된 지도자여서 수상자가 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다”는 아쉬움도 표했다. 이어서 “앞으로는 이런 분들을 위해서 현재의 지도자에게는 현지상을, 또 너무나 큰 지도자에게는 너지상을, 오래된 지도자에게는 오지상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이렇게 유쾌한 상상을 하면서 올해를 시작할 수 있었다”는 소회를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미지상은 여성 간의 역사의식과 자매애의 실천적 결실”임을 강조했다. 아홉 명의 수상자들의 수상소감을 통해 이런 미지상의 취지에 맞게 자신의 사명감을 인식하고 미래 리더십에 대한 비전과 포부를 밝히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날 참석자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를 받은 아홉 명의 미지상 수상자들의 소감을 지면에 다시 한번 소개한다. 게재 순서는 수상 순이다.

강나연 제주도 신흥보건진료소 보건진료소장
“이 상으로 자긍심 실감”

한창 크고 있는 사람은 중간에 상 받을 기회가 별로 없다고들 한다. 나도 그런 부류의 사람인 것 같다. 20여 년간 하얏트호텔 의무실에서 근무했었다. 그러다 농어촌 오지에 자발적으로 들어갔는데, 부모님의 심한 반대도 있으셨다. 이렇게 상을 받고 보니 이제는 자긍심이 생기고, 나로 인해 여럿이 기쁠 수 있다면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박영숙 느티나무 어린이도서관장
“나는 멍석만 깔았을 뿐인데…”
이 상은 혼자 받는 것이 아니고, 마을의 느티나무처럼 그늘을 만들어주는 100여 명에 가까운 자원봉사자들과 주부님들이 함께 받는 것이다. 느티나무처럼 넉넉하게 사랑 받고 격려 받는 아이들과 마을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독서모임이나 자원봉사 활동을 하면서 비로소 자기 이름을 찾는 여성도 많다. 나는 멍석만 깔아주는 사람일 뿐이다. 또 다른 공동체에 멍석을 깔아 희망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영교 열린우리당 서울시당 여성위원장
“미지상으로 힘과 희망 줘 감사”
태어나서 처음 받는 큰 상이다. 학교 다닐 때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을 하고, 서울시당 여성위원장을 지내고 있기도 하지만 이런 상은 받아보지 못했다. 여성 지도자에게 이런 상을 줌으로써 힘과 희망을 주는 여성신문사에 감사한다. 우정이란 산길과 같아서 자주 다니지 않으면 잡초로 덮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것이 바로 정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길을 열심히 오고가며 무수히 다니고, 무수히 만나고, 많은 얘기를 들려드리도록 하겠다.

신현옥 여성가족부 정책보좌관
“여박사 교수임용 일조에 보람”
여성정책 연구자로 공무원으로 일한 지 만 10년이 되었다. 그동안 받은 상 가운데 미지상이 가장 의미 깊은 상이다. 능력이 있는데도 실업자로 있었던 200여 명의 여성 박사들이 교수가 되는 데 일조한 것이 가장 뿌듯하다. 한명숙 의원, 김애실 의원 등 각계 선후배의 도움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옥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과학 바탕으로 여성계에 기여”
나도선 선생님(과학문화재단 이사장)께서 “21세기의 키워드는 여성과 과학”이라고 하셨는데, 그 말에 공감한다. 국내에도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유능한 여성 과학자가 많다. 그 분들과 함께 과학을 바탕으로 여성계와 사회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

인순이 가수
“맹렬여성으로 후배 본보기 되겠다”
뜻밖이고 영광이다. 여자, 주부, 아내로서 꿈을 키워가고 열심히 활동하는 맹렬 여성이 되어 많은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도록 하겠다.

정희진 여성학자
“세상이 변하긴 변한 것 같다”
하루에 2∼3건 대중강의를 해도 안 떠는데, 지금 이 자리는 매우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그런지 떨린다. 글쓰기도 여성주의 활동으로 인정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자랑인 것 같지만 한마디 하겠다. 급진적인 여성주의자로 찍혀 있어 대중에게 호응이 없을 줄 알았는데 지난해 11월에 펴낸 책 ‘페미니즘의 도전’이 두 달 만에 3판 인쇄에 들어갔고, 교보문고 정치사회 부문 베스트셀러에도 올라갔다. 세상이 변하긴 변한 것 같다.

조양민 한나라당 경기도당 여성부장
“후배들 위해 이 상 받겠다”
참 춥고 배고프게 여성운동을 했던 것 같다. 어려울 때 손봉숙 소장님(민주당 국회의원)께서 많은 힘이 되어주셨다. 그런데 손봉숙 소장님께서 이렇게 시상을 해주셔서 마음이 울컥했다. 후배들을 위해 이 상을 받겠다.

조영숙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소장
“자매의 상으로 받겠다”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입법됐지만 지금도 많은 여성이 구조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폭력과 성차별로 인해 쓰러져 있는 자매들이 많다. 그 자매들을 위해 주는 ‘자매의 상’으로 받겠다. 오늘 이 상을 받으면서 여성들의 자매애와 연대의식은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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