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정착 위해 내가 먼저 다가설 터”

“피를 나눈 모녀 사이는 아니지만 딸이 시집가는 날 가슴이 시릴 정도로 뭉클했다. 앞으로도 새터민(탈북자)들이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위해 내가 먼저 다가갈 것이다”라는 대한적십자사 영천지구협의회 최미자(64) 회장. 새해 첫날인 1월 1일에 있었던 탈북자 서현진(31·가명)씨의 결혼식날 최 회장이 대모 역할을 맡고 영천지구협의회 회원들은 신부 측 하객으로 참석하여 훈훈한 결혼식을 치렀다. 2004년에 탈북한 서씨는 북한에서 교사였던 경험을 토대로 영천에서 공부방 봉사활동과 공공근로를 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최 회장이 서씨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통일부가 2005년 1월부터 탈북자들에 대한 국내 정착지원업무를 대한적십자사가 위탁하면서부터다. 그동안 최 회장은 서씨가 방황할 때마다 마음을 잡아주고, 공공근로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물질적인 도움보다 정신적인 도움을 주었다. 또한 이번 결혼을 앞두고 결혼절차에 대한 도움을 주면서 지난해 4월부터 모녀 간의 정을 쌓았다. 최 회장은 “처음에는 탈북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나에게 다가와 어머니라 부르며 안겼을 때 진실된 어머니가 되길 결심했고, 가슴이 뜨거웠다”고 밝혔다. 서씨는 “아플 때 간호해 주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잡아준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말해 모녀의 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경북지역에서는 영천, 포항, 구미, 안동, 영주 등 10개 지역에서 대한적십자사와 탈북자들이 결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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