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이번에 고2가 되는 아들이 있습니다. 학교생활이 재미없고 짜증만 난다고 하더니만, 학교 분위기도 입시 위주로 흘러가니 차라리 검정고시를 봐서 대학을 가겠다고 하네요. 내신도 좋지 않으니 아예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하는 게 낫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학교생활에 다른 문제 없는지 살펴야
A) 입시 부담으로 인해 점차 학교 교육이 지식 전달과 대입준비 과정으로만 인식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물론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을 가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단지 학교생활이 재미없고 싫다는 이유만으로 검정고시를 보겠다는 것은 합리적인 결정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검정고시를 거쳐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도 지금의 학교생활보다 더 빡빡하고 힘겨운 과정이므로, 분명한 목표의식과 공부계획을 세우지 않은 채로 이 방법을 선택한다면 또 다른 어려움을 겪게 될 겁니다.
학교에선 수업시간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것 외에 또래들과의 관계를 통해 대인관계 능력을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장입니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또래 친구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경험하는 것은 성인이 되어서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자산이 되지요. 물론 정규과정을 통하지 않고서도 대학을 가고 훌륭한 사회생활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학교가 재미없고 짜증난다는 이유만으로 청소년 시기의 중요한 경험 반쪽을 포기해야 하는가라는 반문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자녀가 학교생활이 재미없고 짜증난다고 했는데, 혹시 공부 외에 다른 문제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지도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마음을 터놓을 만한 친구는 있는지,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혹은 학교 선생님과의 관계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학교에 대해 회의와 갈등을 느낄 만한 요소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의 감정과 생각을 일단은 존중해 주시되,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지 충분히 대화를 통해 발견해 내시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열린 마음으로 찾아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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