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전문가 개선방안 제언

현재 시행 중인 7차 교육과정을 일부 수정한 새 교육과정에 대한 교육계의 관심이 뜨겁다. 교육과정의 개정안을 작성 중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에 따르면 2월 초 새 교육과정의 개정 초안을 완성하고 1년간의 적합성 검토 후 2007년 2월 정식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정식 공시 후 준비기간을 거쳐 초등학교는 2009년, 중학교는 2010년, 고등학교는 2011년부터 적용될 계획이다. 지금까지 7차에 걸쳐 전면적인 개정이 이뤄져왔던 것과 달리 이번부터 수시 개정 체제를 도입해 현 교육과정의 개선점을 부분 수정·보완하게 된다.
새로 발표될 교육과정에 대해 교육계에선 교과서에도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입시 위주의 현행 교육구조를 개선하며 체험학습을 강화해야 하고 양성평등적 교육효과를 고민하며 과학교육을 전문화하는 것 등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을 지낸 곽병선(64) 경인여대 학장은 “학교 자율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교과별 학력관리 기준을 명확하게 설정해 학교 평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의 획일적인 교육 체계 하에선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초등학교부터 국정교과서를 폐지하고 교과서에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홍원(52) 한국교육개발원 학교교육연구본부장은 “많은 학습 내용을 단편적으로 나열하기보다 적은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루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면서 주입식 교육이 아닌 발표와 토론, 실험 등 체험학습을 통한 창의력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교육부 교과과정심의회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대유(44) 서문여중 국어과 교사는 입시 위주 교육의 개선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를 위해 입시 과목의 부담을 줄이고 선택과목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 교육청의 교육과정 수립에 참여했던 이미자(47) 천안 쌍용고 가정과 교사는 “7차 교육과정부터 부분 실시됐던 수준별 이동학습을 위한 물적·인적 자원의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가정·기술 통합 교육이 양성평등 의식을 기르는 데 기여했지만 한 권의 책을 두 명의 교사가 강의함으로써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현장의 경험을 전했다.
박이선(44) 참교육학부모회 정책위원장은 “7차 교육과정이 수행평가를 강조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학습을 시도했지만 전체적인 학습 부담이 너무 늘어나 아이들이 숙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또한 “양성평등 관련 교육을 전 교과 과정 속에 포함해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채옥(63) 한국물리학회 회장은 “초·중·고교에서의 부실한 과학 교육이 이공계 기피 현상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하며 과학 교육 전문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학 교사가 4분야의 과학 과목을 모두 가르쳐야 하는 현실은 과학의 특성을 간과한 처사”라며 “물리교사는 물리만을, 생물교사는 생물만을 가르치는 등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업계 교육과정을 연구하는 이용순(51)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교육산학협력연구본부 본부장은 “실업계의 경우 산업의 변화에 따라 학과와 교과목의 개정이 자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수요가 없어진 자원과를 폐지하고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맞춰 노인복지·간호과를 간호과와 복지서비스과로 분리하고, 영상 시대에 발맞춰 만화·애니메이션과, 컴퓨터게임과, 멀티미디어과 등을 신설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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