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집이란 것이 가족의 생활터전으로서보다는 투자의 대상으로 바뀐 지 오래됐다.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오로지 기대한 한 가지가 있다면 부동산 정책의 개혁이다. 현재의 투기적 부동산 개념이 판치는 한 젊은 부부들이 집을 장만하기란 하늘의 별을 따내는 것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재작년의 10·29 대책, 작년의 8·31 부동산 대책을 내고 또 새해 들어 부동산 관련 세제를 개선하면서 부동산 안정화 정책을 계속 밀고 나가는 이 정부의 고집이 성공하기를 계속 기대하고 있다.

녹지 가까운 주택 선호
근래에는 건강과 안전,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다행히 사람들이 주택 가격 상승기대보다는 주거지의 주변 자연환경을 많이 고려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듯하다. 가족이 함께 산보도 하고, 운동도 하는데 공기가 맛있을 것 같은 그런 곳을 선호하게 된다는 말이다.
나도 숲이나 공원이 5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이사할 계획을 한 적이 있었다. 서울 숲이 조성될 성동구의 어디, 어린이대공원 옆, 사직공원 근처, 과천 대공원, 보라매공원 옆 등을 생각해 보다가 아무래도 결혼한 아이들이 내왕하기 좋은 교통 선상, 그리고 내 활동 중심지의 동선을 같이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 계획대로 되지는 못했다. 그런 대로 1년 반 전에 이사간 산꼭대기 아파트는 다른 면으로 참 좋다. 산꼭대기이지만 마을버스가 잘 다니고 있어서 그리 힘들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하늘이 눈 가득 들어와서 항상 마음까지 시원하다.
좋은 숲이나 공원 가까이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의 수는 제한적이다. 그런데 좋은 숲이나 공원 가까이에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많다.

동네 자투리땅, 1평 공원으로
서울의 공원은 전체 도시 면적의 약 26%이고 시민 1인당 공원 면적은 약 15.5㎡이지만 국립공원과 도시 자연공원 등을 제외한 실제 시민들이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근린공원 및 어린이 공원 등의 면적은 4.64㎡에 지나지 않는다(2004.1).
그래서 서울시도 공원으로부터 소외돼 있는 지역 해소에 정책 초점을 맞춰 서울 어느 곳에서나 집 앞 5분 거리 이내에서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원 서비스 지역에 공원을 집중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동네의 집 담장들을 허물고 나무를 심어 울타리로 한다거나 학교의 담, 구청, 군청의 담을 헐어 경계를 녹화하고 영내가 시원하게 보이도록 하는 사례가 많이 생기고 있다. 담장을 허문 초등학교를 지나다니는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이번에 서울대학교는 담장 허물기를 관악구와 함께 하기로 하여 앞으로 구민과 시민이 학내를 많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소식도 공원이 점점 우리들 가까이 다가오는 느낌을 실감나게 한다.
골목 전봇대 주변 한 평짜리 자투리땅에 화단을 만들어 1평 공원 만들기를 한다든지 우리 동네에 작은 녹지 만들 곳이 어디 있는지를 살펴서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건의하는 것도 공원을 가까이 하는 주거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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