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조직내 차별 깨려면 능력 길러야

중앙일보 정책사회부 문경란(47) 차장은 국내 종합일간지 중 유일하게 여성전문 기자로 활약하고 있다. 문 차장이 ‘공식적으로’ 여성전문 기자가 된 것은 2002년이지만 중앙일보에 입사한 90년부터 이미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문제를 발굴하고 공론화하는 ‘여성통’ 역할을 했다.
“여성학을 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는 그는 89년 이화여대 여성학과에서 ‘미 군정기 한국 여성운동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세종대, 경희대에서 여성학을 가르치며 여성전문 기자로서의 ‘내공’을 쌓았다. 이를 토대로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등 각종 여성단체에서 주최하는 토론회에 패널로 적극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여기자가 여성문제를 이야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문 차장은 가장 보람된 일로 2003년 ‘호주제 폐지’를 제일 먼저 보도한 것을 꼽는다. “법무부가 호주제폐지 민법개정안을 만들어서 오후 6시에 확정 짓고, 그 다음날 보도자료를 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법무부가 보도자료를 내기 전에 제가 쓴 기사가 1면 톱으로 나간 거죠.” 또 그는 2004년 성매매 방지법 논의를 ‘성욕은 인간의 기본적 욕망’이라는 남성 중심적 담론에서 성매매 여성들의 자활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여론 흐름을 바꾸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주변에서 ‘학구적인 기자’로 불린다. “서울시청에 출입하던 96년에 서울시종합교통정책을 망라하는 900쪽 분량의 자료집이 있었어요. 그걸 다 읽고 서울시 교통정책에 대해서 파악했죠.” ‘무조건 공부’는 남성 중심적 조직에서 여기자가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었다.
“여기자들이 생활, 문화면에 편중되던 경향에서 정치, 사회, 국제면을 맡는 등 추세가 변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여기자들의 능력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기업 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문 차장은 83년 서울대를 졸업, 84년 경인일보에서 출발하여 90년 중앙일보에 경력 공채로 입사했다. 단행본 ‘우리에게는 꿈이 있습니다(2000)’에서 NGO 취재담당 시절 취재했던 총선연대의 낙선운동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현장의 생생함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것이 기자의 매력”이라고 말하는 그는 ‘호주제 철폐 과정’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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