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미지상 수상자 9인

여성신문사는 2001년부터 여성운동의 중간 허리와 미래 세대를 키워나간다는 취지에서 미지상(미래의 여성 지도자상)을 제정, 30∼40대 여성 리더들을 선정해 격려하고 있다. 제4회를 맞는 2006년에는 여성시민운동계, 공직, 정계, 문화예술계, 과학기술 분야에서 신현옥, 강나연, 정희진, 이미옥, 조영숙, 박영숙, 조양민, 서영교, 인순이 등 모두 9명을 선정했다.
성평등 의식 확산, 공익성 추구, 글로벌 마인드 겸비, 미래 여성 지도자로서의 비전 등이 선정 기준이었으며, 여성신문사 편집위원회, 이사회의 최종 심사를 거쳤다. 시상식은 1월 12일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실에서 오후 3시 여성신문사 신년 하례회와 함께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해 여성계 1세대 리더들과 제1, 2, 3회 미지상 수상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제1회 미지상 수상자는 박선숙 환경부 차관, 남윤인순 현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박인혜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상임대표, 조성은 현 여성가족부 홍보관리관 등 모두 9명이며, 제2회 수상자는 이인실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 실장, 정영애 대통령 비서실 인사수석실 균형인사비서관, 정연순 변호사, 정재은 영화감독 등 모두 9명이다. 제3회 수상자는 정용실 KBS 아나운서,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총장, 김석란 피아니스트, 황윤옥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 김영현 방송작가, 최광기 아줌마 MC 등 모두 11명이 받았다. 제4회 수상자와 프로필은 다음과 같다.

국공립대 여교수 20% 채용목표제 관철
신현옥 여성가족부 정책보좌관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놀랍고 부담스러웠다. (나를) 추천해준 분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신현옥(42) 여성가족부 정책보좌관은 페모크라트(페미니스트 관료)의 대표 주자로 알려진 정책 관료다. 96년 경기도 여성정책보좌관으로 관료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기획과 초기 운영자로 참여했다. 당시엔 여성정책에 대한 오해가 꽤 많았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자고 제안했을 때, 한 남성 도의원은 이혼을 부추긴다며 반대하기도 했다. 신 보좌관은 공직사회와 지역 여성단체 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후 교육인적자원부 여성정책담당관으로 자리를 옮겨 ‘국공립대 여성 교수 20% 채용 목표제’를 골자로 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만들었다. 관련법이 시행되면서 여교수 비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서울대 등 전국 국공립 대학에서 여교수 임용의 물꼬를 텄다.
그는 “사람들, 단체들 간의 이해관계와 갈등을 잘 조정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요 경력 ▲연세대 사회학 박사 ▲경기도 여성정책보좌관 ▲교육인적자원부 여성정책담당관 ▲여성가족부 정책보좌관

20여년 도서·소외지역 ‘건강지킴이’
강나연 제주도 신흥보건진료소 보건진료 소장

강나연(44) 제주도 신흥보건진료소 보건진료 소장은 94년 보건진료원회 제주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전국 최초로 제주 지역의 보건진료소의 업무 전산화를 구축해 주목을 받았다.
가파도보건진료소에 근무하던 97년에는 최초로 도항선을 이용해 건강검진을 실시해 주민의 호응을 얻었다.
그는 20여 년 도서·소외지역 보건소에서 근무하면서 97년 ‘해녀의 건강문제’에 관한 연구논문을 비롯해 2004년에는 남제주군의 연령·성별에 따른 건강 문제 파악 및 관리 방안을 제시하는 등 지역 주민 건강관리에 관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강 소장은 “농촌 여성들은 노동시간이 많아 근골격계 관련 질환이 많고, 스트레스성 질환도 크게 늘고 있다”며 “질병 치료에 앞서 치유와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전한 건강 증진 운동 연구를 위해 태극권, 우슈 등 관련 자격증을 섭렵할 정도로 자신의 일에 열정을 바치고 있다.
주요 경력 ▲남제주군 세화보건진료소 ▲연세대 보건대학원 석사 ▲현 남제주군 신흥보건진료소 재직·2005 국민생활체육 제주도무술기공연합회 회장

‘말하기’와 ‘글쓰기’로 여성운동 실천
정희진 여성학자

“여전히 ‘여성학’과 ‘여성운동’이 이분법적으로 논의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솔직히 놀랍기도 하지만 여성주의 언어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온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여성학자 정희진(38·서강대 여성학과 강사)씨는 대학, 여성단체, 노동조합, 정부기관 등에서의 강의 활동과 다수의 여성학 서적 출간으로 ‘말하기’와 ‘글쓰기’를 통한 여성운동을 실천해 왔다. 또한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상근 활동, 또 하나의 문화, 기지촌 여성공동체 ‘새움터’ 운영위원 등 여성단체 활동에도 참여했다.
그는 “여성학자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생계’와 ‘소통’의 문제”라며 “특히 여성으로부터 ‘과격하다’거나 ‘불편하다’는 소리를 들을 때는 정말 괴롭다”고 토로했다. 또한 “‘권력과 폭력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이 영원한 연구 주제”라면서 “앞으로 ‘남성성과 평화이론’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주요 경력 ▲이화여대 여성학과 박사과정 ▲서강대·성공회대 여성학과 강사 ▲‘페미니즘의 도전’(2005),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2001) 저술

생명과학 내분비 연구 선두주자
이미옥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미지상 수상자로서 소명감에 걸맞은 연구 성과를 올리도록 노력하겠다.”
이미옥(42)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용체에 대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용체는 인체 질환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생물학적 의의가 큰 연구 분야이다.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이들 물질의 작용 기작을 연구함으로써 유방암, 전립선암과 같은 호르몬 의존성 암의 치료 방법에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된다.
이 교수는 2004년 미국 생물화학지에 저산소 상태에서 스테로이드 호르몬 수용체의 반응기작과 조절에 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해 호응을 얻었다. 이 연구는 저산소 상태에서 산소 결핍으로 유발될 수 있는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새로운 생명현상을 발견하는 일이 연구의 가장 큰 기쁨”이라고 밝힌 그는 “근래의 불미스러운 일들로 한국 과학계가 평가절하 될 것이 걱정스럽지만 이번 일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주요 경력 ▲서울대 약대, 동 대학원 졸업 ▲미국 미네소타주립대에서 박사(약물학) 학위 취득 ▲현 서울대 약학대 교수

사회 참여 활발한 ‘아줌마 가수의 힘’
인순이 가수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을 뿐인데 상을 받게 되어 기쁘다.”
가수 인순이(48)씨는 10∼20대 취향의 ‘반짝 가수’가 넘쳐나는 요즘 가요계에서 데뷔 28년차로서 ‘40대 아줌마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여성 가수로 사회운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78년 댄스그룹 ‘희자매’로 데뷔, 80년대 초반 슬럼프를 겪었지만 90년대 중반 KBS ‘열린음악회’가 생긴 후 ‘노래 잘하는 라이브 가수’로서 인정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인권콘서트’, 장애인 돕기 공연 ‘희망으로 한 걸음’, 한국여성민우회 후원 콘서트, 기지촌 어린이를 위한 뮤지컬 콘서트 등 노래를 통한 사회운동과 장애인복지기관 ‘천사들의 집’, 혼혈아 지원기관 ‘펄벅재단’ 등 소외 계층을 후원하는 일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가요계에서 40대 여성 가수가 살아남기는 쉽지 않지만 그는 “힘들다고 생각하기 전에 부족한 점을 보충하기 위해 노력하면 팬들이 먼저 알아주더라”면서 “모든 한국 여성들이 포기하지 말고 꿈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요 경력 ▲78년 ‘희자매’로 데뷔 ▲2004년 16집 앨범 ‘A to Z’ 발표

성매매특별법 입법청원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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