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녹색 삶

우리 사회에 100만 명 서명운동의 이름을 내건 캠페인이 많다. 대개의 경우 어떤 요구를 하거나 저항의 규모를 나타내기 위해서 사람을 모아내는 일들을 10만 또는 100만, 크게는 1000만 명의 목표를 내건 서명운동으로 하게 된다. 그런데 12월 20일 ‘에코붓다’가 행한 행사장에서 보게 된 120만832명의 서명은 ‘음식 남기지 않기’ 약속을 스스로 다짐하는 ‘빈 그릇 운동’ 서명이었다. 이 사람들이 가족과 직장 등에서 주는 여파까지 생각한다면 대단히 큰 숫자라고 하겠다.

전국에서 120만 명이 서약
‘빈 그릇의 약속과 실천으로 세상은 이만큼 맑아졌습니다’는 캠페인 결과 보고 장소에 나온 300여 참가자들은 얼굴이 맑았고 즐거운 표정들이었으며 모두 축제에 나온 사람들 같아 연말의 분위기를 더했다. 전국 각지에서 캠페인에 앞장선 각 모델집단의 대표들, 학교(초·중·고), 음식점, 기업, 군부대, 지방자치단체, 가정, 언론, 아파트 단지 대표들에게 감사의 패가 전달됐고 홍보대사로 많은 시간을 낸 탤런트 배종옥·이재룡·전원주·손현주 씨도 감사패를 받았다.
‘빈 그릇 운동’은 참 아름다운 캠페인으로 보인다. 먼저 이 운동은 효과를 많이 증폭시킨다는 점이다. 생쓰레기를 퇴비로 활용하거나 잔밥, 잔반을 남기지 않는 데서 오는 예산 절감을 들 수 있고, 먹을 양만 준비한 식품 재료를 조리함으로써 절약되는 물, 가스와 전기의 절약, 그럼으로써 쓰레기나 이산화탄소로 내보내지는 공해 물질들의 감소 등에 큰 의미가 있다. 가정에서는 개인의 이익이, 사회·국가적으로는 환경처리 비용이 적게 들고, 종합적으로는 녹색지구를 만드는 데 모두가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1석 3조의 ‘빈 그릇 운동’
둘째로, 이 운동에 서약한 사람들이 1000원씩 낸 7500여만 원 중 50%가 구호기금이 돼 밥을 못 먹고 있는 사람들에게 쓰이도록 다일복지재단의 ‘밥퍼나눔운동본부’와 ‘인도 정토회’와 ‘한국 정토회’에 전달됐다. 이 서약자들이 자신이 낸 1000원이 이렇게 밥을 만드는 일에 잘 쓰인다는 것을 알면 정말 뿌듯할 것이다. 어떤 재화도 한 곳에 머물지 않고 계속 순환하면서 그 가치를 확장해 나가는 이 캠페인은 그래서 더 아름답다.
셋째로는 이 운동을 운영하는 에코붓다 사람들의 봉사 태도이다. 120만 명을 전국적으로 일궈내는 일에 회원들은 완전 무료봉사로 정열을 쏟은 것이다. 1년간 진행 예산으로 630만 원만 지출하고 나머지는 다 몸으로 때운 것이다. ‘빈 그릇’ 동참자가 많아지는 것이 보람이라는 말에도 감동을 받게 된다.
12월 들어 잦은 장기간 폭설로 남서부 지방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앞으로 기후가 어떻게 더 고통을 줄지 모른다는 생각은 떨쳐지질 않는다. 빈 그릇을 꼭 실천하는 것이 지구를 존중하는 일의 하나임을 한번 더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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