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의 황우석 교수 연구팀 연구 검증 논란에 부쳐

꼬리가 개를 흔들면 어떻게 될까? 꼬리로 몸통을 흔드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것이 가능하다면 몸통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나가 중상을 입게 될 것이다. ‘비본질’이 ‘본질’을 해하게 된다는 말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줄기세포와 관련한 논란에서 이런 모습이 겹쳐 보인다.  
오늘날 인류 문명의 혜택은 과학과 기술의 눈부신 진보에 기인한 것이지만, 그것은 과학과 인간 존엄성의 끊임없는 충돌의 결과이기도 하다. 인간 복제라는 창조주의 영역까지 나아갈 수 있는 줄기세포 연구는 지금까지의 충돌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심각한 윤리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간 생명을 다루는 미지의 과학 분야에서 ‘생명윤리’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생명윤리’는 인간 존재의 절대 가치이며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 바로 그런 이유로 난치병과 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생명체들을 위한 과학의 진보 역시 계속되어야 한다.
따라서 줄기세포와 관련해서는 이런 양면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이끌어나갈 것인가, 그리고 기존의 시각에서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부분을 어떻게 현명하게 풀어나갈 것인가 하는 논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번 논쟁의 출발점 즉, 연구를 위해 사용된 난자의 조달 방법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제도적 미비가 원인이었든, 기존 연구관행과 규칙에 대한 무지 내지는 무시가 원인이었든, 잘못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의욕을 앞세운 이런 과실 때문에 국내외의 비판도 받았다. 진정으로 이 연구의 충실한 성과를 위하여 나중에 하자가 될 수도 있는 절차적 문제점을 미리 지적하여 시정시킬 목적이었다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비점을 보완하고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 성과에 의문을 품고 검증까지 하겠다는 것은 ‘꼬리가 개를 흔드는 격’이다.
생명과학 분야의 부가가치가 앞으로 얼마가 될 것인가 하는 국가 경쟁력 차원의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세계적 전문가들이 인정하고 있는 성과를 비전문가가 검증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도를 넘는 일이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저널에 논문을 싣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넘도록 혹독한 심사를 받고, 심사위원들의 검증 사항에 대하여 하나하나 진실성을 입증해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게재되었다 하더라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다시 재점검된다. 만약 논문에 절차적 혹은 내용적 오류가 있다면 언젠가는 다른 과학자에 의하여 반드시 밝혀지도록 제도가 완비되어 있는 것이다. 과학은 이렇게 수많은 검증 과정을 통해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이번 사건의 이면에는 생명과학분야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숨은 의도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국내의 윤리적 잣대를 중시하는 세력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섀튼 교수의 단절 선언이 황우석 교수의 연구 업적을 시샘하는 특정 세력의 의도된 움직임이며, 이 모든 것이 생명공학계의 프런티어로 떠오른 황우석 죽이기의 한 과정일 뿐이라는 음모론적 시각이다.
우리는 이런 음모론을 즐기지도 믿지도 않는다. 다만 그런 해석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우리는 줄기세포 연구 성과에 대한 문제 제기가 생명윤리에 저촉되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고, 그 연구 성과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그 어떤 방향으로 변질되는 것도 모두 경계한다.  
확신이 없을 때 사람들은 흔히 독선적이 된다. 그리고 자기 한계를 넘어선 정의는 이미 정의가 아니다. 일찍이 마크 트웨인은 “그릇된 정보를 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곧이곧대로의 진실을 말해버리는 것이다”라고 갈파한 적이 있다.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판단을 요하는 작업을 간단한 기준으로 단순화해 버리면 자기 합리화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무책임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언론, 특히 진실 탐사 프로그램은 이 역설적 경구의 깊고 깊은 의미를 늘 마음에 새기고 일에 임해야 한다. 꼬리가 개를 흔드는 동안 멍드는 것은 결국 그 꼬리의 뿌리인 몸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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