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원초적 본능’
거짓말의 ‘원초적 본능’
  • 이종호/ 과학국가박사·과학저술가 mystery123@korea.com
  • 승인 2005.11.25 11:37
  • 수정 2005-11-25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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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초적 본능

샤론 스톤을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시킨 영화 ‘원초적 본능’에서 그는 형사들의 신문 도중 담배를 피우면서 뇌쇄적인 ‘다리를 꼬는’ 자세를 취했다. 영화에서는 명장면으로 끝났지만 유능한 범죄 심리학자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샤론 스톤의 거짓말을 명쾌하게 가려냈을 것이라고 수사 전문가는 지적한다.
이야기할 때 다리를 꼬는 것은 자신이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샤론 스톤처럼 거짓말쟁이가 워낙 똑똑해 거짓말을 감추고 진실 행동만 가장한다면 수사관을 멋지게 속여 넘길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 머리 좋은 과학자들이 나섰고 실제로 그 기계를 만들어냈다. 바로 ‘거짓말탐지기’(2004년부터 ‘심리생리검사기’로 명칭을 변경)이다. 거짓말탐지기의 이론적인 배경은 죄를 지은 사람은 거짓말이 탄로 날까 봐 두려워하므로 가슴이 부풀며 호흡이 빨라지고 침을 자주 삼킨다거나 땀을 흘리는 등 생리적인 변화를 보인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78년 미국의 한 자료에 따르면 거짓말탐지기의 신뢰도에서 초보 검사관은 79%의 정확도에 비해 경험 많은 검사관은 91.4%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것은 거짓말탐지기에 의할 경우 20%에서 10%의 오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이런 문제점 때문에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하는 것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따라서 다른 방안이 연구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유죄지식검사’(Guilty knowledge test)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뇌 속에 범행에 관련된 정보, 즉 범죄의 계획, 실행 등이 들어있으므로 뇌 안을 뒤지면 유죄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뇌 안에 숨겨진 유죄 정보를 어떻게 추적하느냐이다.
첫 번째는 ‘뇌지문 감식’법으로 피검사자의 머리 위에 10여 개의 미세 전극이 내장된 장치를 씌우고 범죄 장면을 컴퓨터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뇌파를 검사하는 것이다. 피검사자가 범죄를 부인하더라도 뇌가 주인을 배반해서 범행을 자백할 것으로 기대한다.
두 번째 방법은 뇌 영상기술로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장치로 뇌를 검사해 거짓말을 할 때 뇌의 여러 부위에서 일어나는 활동에 따라 진실과 거짓말을 구별하는 기술이다.
세 번째 방법은 단지 질문에 대한 반응 시간을 측정해 머릿속의 유죄 지식을 판독해 내는 것이다. 미국의 트래비스 세이머 교수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여러 차례 연습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말하는 사람보다도 2배 가까이 반응이 늦다는 것을 발견했다.
새로 개발된 거짓말 탐지 기술은 높은 해상도로 사람의 얼굴에 나타나는 열을 감지하는 것이다. 소위 얼굴의 열을 감지하는 사진기술로 범인의 눈 주위에 나타나는 열은 원초적으로 사람이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공포-도주’ 반응이라는 사실에 근거한다.
거짓말쟁이는 매우 머리가 좋아야 한다고 한다. 어떤 상황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면 거짓말쟁이는 자신이 거짓말한 사실을 일일이 기록해야 한다. 거짓말을 기록한다는 것은 거짓말을 공인하는 것이므로 오로지 자신의 기억력에만 의지해야 한다. 이것이 보다 큰 화근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다. 결국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편한 삶을 보장한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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