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여가수 ‘린다 윌리엄스’

낮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고, 밤이 되면 화려한 의상과 소품을 들고 쿼크(소립자를 구성하는 입자)와 원자의 세계를 노래로 풀어내는 ‘린다 윌리엄스’.
과학을 배운 지식인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의 간극을 메우고 싶은 열망을 실천하는, 그래서 더 나은 사회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망을 실현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당찬 여성이다. “과학이 영원한 첫사랑”이라는 그는 여성들에게 “과학을 배워 자신의 삶에 힘을 불어넣어라”고 당부한다.
‘물리학 여가수(physics chanteuse)’ ‘과학 아티스트’라 불리는 그는 ‘우주의 캬바레(Cosmic Caberet)’ 뮤지컬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미국물리학회, 미국천문학회 등 커다란 과학 회의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만찬에 초대받아 공연을 한다. 공연을 하기 전 그는 행사의 성격과 거기 담긴 과학 콘텐츠를 꼼꼼히 검토한 다음 그들이 사용하는 과학언어를 사용해 노래와 개그를 만든다. 그는 마돈나의 ‘물질을 좋아하는 여자(material girl)’란 노래를 ‘하이테크 여성(Hi-tech Girl)’이란 제목으로 개사하고, 또 영화 ‘백만장자가 결혼하는 법’에서 마릴린 먼로가 부른 ‘다이아몬드는 여성의 제일 좋은 친구(Diamond is girls' best friend)’를 바꿔 ‘소량의 리튬이 당신을 웃게 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여성의 제일 좋은 친구는 탄소라네’라고 노래를 부른다.
윌리엄스는 새크라멘토에 소재한 캘리포니아주립대학에서 수학으로 학사학위를,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에서 물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박사학위 과정에서 논문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대학 졸업 후 잠시 고고 댄서로 일한 경력이 있는 그는 샌프란시스코 예술대학에서 무용도 가르친다. 명석한 머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고등학교 때 수학과 과학을 싫어해 물리학에서 D를 받았고, 대학원 재학 시절엔 지도교수에게 찾아가 엉엉 울며 “너무나 멍청해 주어진 과제를 죽어도 못할 것 같다”는 자괴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만약 남자 교수였다면 자신이 그렇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 울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털어놓으며 여성들끼리의 연대를 강조한다.
린다 윌리엄스는 여성들에게 어떤 역할모델이 될까? 첫째 자신의 개성과 유머감각을 그대로 유지한 채 창의적으로 물리학을 하는 사람, 둘째 수학이 어렵다거나 너무 멍청해서 과학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일반인에게 ‘고등학교 때 낙제점수 받았던 나도 할 수 있잖아. 당신도 할 수 있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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