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국회의원 재선거가 끝났다. 대구 동구을, 부천 원미갑 등 4곳에서 치러진 재선 결과는 한나라당의 압승이었다. 이번 선거의 압승으로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표의 승리는 여성성의 승리인가. 결코 아니다.
공교롭게도 재선거가 치러진 26일은 지난 79년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일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대구 동구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유승민 후보의 운동원들은 박 대표가 비명에 부친을 잃은 ‘불쌍한 딸’임을 강조, 동정론을 확산시켜 표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또한 대구 동구을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간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던 곳이기도 하다. 이번 ‘노-박’ 간 대리전에서 박 대표가 승리를 맛본 셈이다.
이번 재선거를 승리로 이끈 사람은 바로 박근혜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는 아버지의 대역으로만 해석되는 불행한 운명을 자초하고 있다.
딸로 기억됨으로써 승리를 안게 되는 박근혜 대표라면, 그의 승리 뒤에는 언제나 가부장이 자리잡고 있는 사실도 함께 갈 수밖에 없다.
이번 재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 역시 그의 뒤에 있는 가부장에 대한 선택이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래서 그는 현존하는, 그리고 미래의 또 다른 아버지를 위한 대역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박근혜 대표의 여성성은 종속적 여성성일 뿐이다.
한나라당의 재선 압승은 곧 박근혜 대표의 압승이다. 이러한 박 대표의 압승을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해석한다고 해도 ‘종속적&식민화된 여성성’의 승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박 대표의 승리가 ‘온전한 여성성’의 승리로 가능한 날은 과연 언제쯤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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