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여성 과학기술인 활동의 걸림돌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다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지 3년 된 윤모(33)씨. 그는 최근 10여 군데에 이력서를 냈지만 면접 기회조차 갖지 못해 취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식품영양학과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는 유모(34)씨 역시 박사과정을 밟고 싶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 진로를 두고 고민에 싸여있다.

이처럼 여성 과학기술인들이 연구활동을 계속 이어나가지 못하는 점은 무엇일까.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연구활동, 근무환경 등 전국 단위의 엄밀한 실태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선 토대작업으로 ‘여성 과학기술인력 활용 실태조사’ 결과가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원장 전길자)에 의해 곧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여성과학기술단체들의 부분 조사에 따르면 여성 과학기술인들은 대체로 ▲육아 부담 ▲출산·육아 이후 재취업을 포함한 취업 제한 등 고용불안 등을 지적하고 있다.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회장 김지영)에서 진행 중인 온라인 설문에서도 여성 과학기술인 263명 가운데 139명(52.9%)이 ‘육아 부담’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아 이를 입증했다. 다음으로 ▲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자의 재취업을 포함한 취업 제한 18.3% ▲학회·학술활동 등 네트워크 형성 및 대외활동 기회 부족 12.2% ▲승진의 벽 9.9% ▲연구·취업활동에 있어서 정보 수집의 어려움 6.8% 순이었다.

여성 과학기술인들은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아 고용불안을 겪고 있으며, 고위직 비율도 극히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월 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은 과학기술부 산하 22개 연구회의 여성 연구원 활용 현황 조사 결과 여성 연구원 1100여 명 중 60%가 비정규직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간부급에 해당하는 책임연구원 중 여성 연구원은 74명으로 1.4%에 불과했다.

여성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과제에 대한 연구비 지원이 남성 연구원에게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실시한 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인력 ‘성별영향평가’에서 여성 연구책임자가 맡은 연구과제는 전체의 18.2%, 여성 연구자에 대한 연구비 지원액은 11.7%로 나타났다. 젊은 과학자의 연구활동지원사업 과제당 연구비 지원액도 남성 연구원은 8000만 원이었으나 여성 연구원은 절반을 약간 넘은 4700만 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여성 과학기술인들은 이공계 여성 대학원생을 위한 보육비·장학금 지원, 구인·구직 데이터베이스 구축, 경력 단절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재취업 교육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승희 의원(열린우리당)은 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출연 연구기관에 보육시설 설치, 각종 정부 과학 관련 위원회의 여성 위원 확충 등을 통해 여성 과학자가 차별 없이 대우받으며,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학문화재단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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