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 정말 싫다. 우리는 언제까지 저 품위 있는 국회의원들과 검사의 새하얀 거짓말을 보고 들어야 하는가?
2005년 9월 22일 밤 11시가 넘은 시간, 대구 한 호텔의 지하 바에서 국민의 대표들과 법의 수호자들이 함께 모여 한 음울한 행동들을 정리해보자.
하나, 국정 감사기간에 국회의원들이 성실히 감사에 임해야 할 책임을 저버리고 피감 기관의 향응을 제공받았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2차에 걸쳐서. 물론 문제가 된 이후에 2차 술값은 주성영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나누어 냈지만 대구지검 정 검사가 술자리 도중에 술집 주인에게 본인이 지불하겠다고 미리 밝힌 것으로 봐서 피감 기관에서 낼 예정이었음에 틀림없다.
이는 국정감사의 엄정함을 뒤집는 행위이다.
둘, 여성에 대한 비하, 언어폭력이다.  “××년, 니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입을 놀리느냐?” 주성영 의원이 했다는 욕이다. 여러 사람의 증언이 겹치는 부분이니 사실일 것이다. 주 의원에게는 이 여성은 존중받아야 할 인격을 지닌 사람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술집에서 일하니까…그런데 여성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가 일어나는 그 순간에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의원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을까? 여야를 넘나들며 다정하게 폭탄주를 마시고 있었을 뿐이다. 우리를 절망하게 하는 것은 그 누구도 이런 자리에는 있지 못하겠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온, 의원다운 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이다.
셋, 지독한 성희롱, 아니 범법행위다. 성매매방지법 위반자를 수사해야 할 검사가 했다는 말은 “너 처녀냐? 얼마면 되냐? 1억 이상 안 받고 딴 놈이랑 자면 구속시켜 버리겠다”이다. 우리는 누구를 믿고 성매매방지법이 엄정하게 집행되기를 바랄 수 있는가?
더욱 우리를 피곤하게 만드는 일은 이 사건이 알려진 이후의 당사자들의 거짓말, 거짓말 또 거짓말이다. 무얼 잘한 일이 있다고 반박 자료 돌리고 기자회견하면서 우리를 쉬지 못하게 만드는가 말이다.
“언어폭력, 성희롱 그런 일이 없었다. 정치적 음모다.”
“폭탄주 마시지도 만들지도 않았다.”
“맥주잔 속의 양주잔을 빼고 마셨기 때문에 폭탄주를 마신 적이 없다.”
“정치적인 음모라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
“한치라도 어긋남이 있으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
그런데 지금까지 밝혀진 바만 보더라도 여주인이 수치심과 인간적 모멸감을 느낄 정도의 언어 폭력과 성희롱이 있었음에 틀림없다.
음모는 애초에 있을 수 없다. 누가 주성영 의원에게 음모적으로 술을 먹게 하고, 하기 싫은 욕을 하도록 음모를 꾸밀 수 있단 말인가.
이제 더 이상의 거짓말은 필요 없다. 정치적으로 부풀릴 일도 아니다. 당의 사무총장이나 대변인이 나설 일도 아니다.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책임지면 될 일이다.
우리 국민의 눈과 귀가 인간의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사퇴하겠다고 공언한 사람 사퇴하고, 윤리적 책임을 질 의원들은 윤리적으로 책임지고, 성희롱을 한 검사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제발 여성의 인권을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지 공부 좀 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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