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올리언스로 ‘쳐들어’ 온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세계에서 가장 풍요롭고 최고의 권력을 휘두르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조차 돈으로도, 기술로도 자연현상을 방어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텔레비전에 비치는 참담한 이재민들의 영상은 부자 나라의 국민이 당하는 것이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더 기막히게 보인다. 모금운동을 시작하는 연예인들이 이재민들을 수용하고 있는 대형 운동경기장을 방문했을 때 바닥에 빼곡이 채워 앉은 이재민들 전체를 상공에서 한 컷으로 잡아준 장면에는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왔다.
미국은 이산화탄소(CO2)를 가장 많이 내뿜어내는 나라면서도 90년도 CO2 배출량까지 감량하자고 국제적으로 약속한 교토의정서에 동의하지 않았고 세계적인 비난과 압력을 무시해오던 차에 이 같은 엄청난 재해를 당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유럽 쪽에서는 미국이 가공할 만한 자연재해를 자초한 것이라고 하면서 부시가 당하는 게 싸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동남아의 쓰나미도 엄청난 인명 손실을 가져왔는데 자연재해가 왜 점점 더 강하게, 더 무서운 기세로 우리를 향해 오는가를 다시 한번 걱정하게 된다. 정말 이쯤에서 정신차리지 않으면 이 지구상의 사람들이 앞으로 무슨 꼴을 당하게 될지!
녹색미래에서는 ‘CO2 가계부’를 만들어서 시범적으로 100가구가 적어나가고 있다. CO2를 줄인다는 것은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는 것으로 우리 가족이 1년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에너지를 얼마나 많이 또는 적게 쓰는가를 적어나가 수치로 환경을 실감하도록 돕자는 것이다.
가계부에는 ‘우리집 가전제품’의 크기와 수량을 스스로 확인하여 적게 된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의 용량이 몇 ℓ이며 수량은 몇 개인지, 에어컨은 몇 평형으로 몇 대인지, 텔레비전도 몇 인치짜리 몇 대, 영상·음향기기가 몇 개, 컴퓨터·선풍기가 각 몇 대, 몇 인분짜리 전기밥솥, 전기오븐, 전자레인지, 전등, 스탠드, 정수기, 세탁기, 전열기구(장판, 헤어드라이기), 충전기기(면도기, 휴대전화, 전동칫솔) 등을 쓰게 되어 있다. 다음은 ‘우리집의 자동차’. 연식, 연료의 종류와 배기량, 대수를 적는다. 나의 하루 생활과 관계 있는 에너지 설비들을 한목에 실감하는 것이다.
일별, 월별 칸에는 자동차 주행 거리와 주유량(ℓ)과 금액, 쓰레기는 일반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 각 몇 ℓ를 써나가고 월말에 가서는 상수도·하수도 사용량, 전기 사용량, 도시가스나 LPG(㎥) 사용량과 각 금액을 적는 것이다. 그리고 총체적인 에너지 소비량이 CO2 배출량으로 환산되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물론 CO2를 줄여나가는 것에 동참하자는 뜻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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