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0억 투입 26개월 공사 거쳐 10월 1일 복원 완공

10월 1일 광화문에서 신답철교까지 총 5.8㎞의 청계천 물길이 열린다. 청계천 개장 한 달을 앞둔 지금, 성급한 시민들은 벌써부터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비가 내려 물이 불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메기, 버들치, 송사리 등의 민물고기와 흰뺨검둥오리, 중대백로 등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새들이 목격되면서 물이 흐르는 청계천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한껏 높아지고 있다. 
청계천은 옛날 서북쪽 인왕산과 북악산의 남쪽 그리고 남산의 북쪽 기슭에서 발원해 도성 안 중앙에서 만나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10.92㎞의 하천으로 도심의 하수도 역할을 해왔다. 이후 일제를 거쳐 71년까지 복개되고 고가도로가 설치되면서 시야에서 사라졌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조선의 600년 도읍의 역사 복원, 삶의 질을 고려하는 미래도시 개발 및 50년 이상 낙후된 청계천 주변 개발을 목표로 2003년 7월 1일 공사를 시작, 2년 2개월 동안 예산 3900억 원이 투입된 대공사였다. 복원된 청계천 구간은 철저히 시민의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청계천 자체가 문화유산”이라고 말하는 조광권 서울시 교통연수원장(‘청계천에서 역사와 정치를 본다’저자)은 “청계천 복원은 600년 도읍으로서의 정체성 회복과 친환경적, 인간 중심적인 미래형 도시로 나아가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청계천 복원은 서울의 환경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물이 흐르는 청계천 주변 기온(청계8가 32.7℃)은 인근 지역의 아스팔트대로변(왕산로 일대 36.3℃)보다 평균 3.6℃ 낮았고, 청계로의 풍속은 지난해에 비해 50%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풍이 잘 되면 오염물질이 잘 흩어져 도심에서도 쾌적한 공기를 쐴 수 있다. 시정개발연구원 김운수 도시환경부 연구위원은 “풍속은 도시의 열섬현상을 막아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대기오염을 줄이고 열섬의 진행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청계천 복원으로 인해 도심에 들어오는 자동차가 외곽도로를 이용함으로써 자동차 배기가스의 정체현상이 해소되면 서울의 대기오염 정도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경제구역으로 부각되고 있는 청계천 주변의 산업구조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청계천 경관이 잘 보이는 주변 빌딩에는 패밀리 레스토랑, 고급 중국 음식점들이 오픈을 기다리고 있으며, 청계천 주변 빼곡이 들어차 있던 헌책방도 손님맞이 새 단장에 나서는 등 청계천 특수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한편 서울시는 10월 1일 복원 이후 시설물 훼손이나 쓰레기 투기, 낚시, 노숙 등에 과태료를 물지 않겠다고 밝혀 이후 청계천 관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에 청계천복원추진본부 관계자는 “행정지도를 통한 질서유지가 먼저”라며  “시행 후 관리상 어려움이 있다면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애인 이용에 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4일 장애인 단체와 국가인권위원회는 현장 탐방 후 세종로 청계천 입구 턱, 안전통로 등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에게 위험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부분에 대해 서울시에 권고할 계획이다. 또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청계천 용수 사용에 관한 한국수자원공사와의 분쟁도 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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