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10대 예술가들을 만나다

남이섬이 세계 각국 다양한 청소년들이 펼치는 공연들로 떠들썩하다. 인도, 중국, 몽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호주, 칠레, 폴란드, 세르비아 등
세계 30여 개국의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세계청소년공연축제(International Young People's Muse Festival/YoPeFe 2005)가 7월 28일 개막했다.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각국의 공연팀들을 축제가 시작되기 전인 26일 남이섬에서 만났다.

“대장금 나라에 와서 기뻐요”

울란바토르서 온 스타 곡예사들

“온통 초록색 물결이네요. 그런데 날씨가 너무 더워요”
남이섬의 푸른 숲에 가장 큰 인상을 받았다는 4명의 어린이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온 서커스 공연팀. 인솔자로 함께 온 오츠카씨의 제자들이다. 9세 때부터 서커스를 시작한 툴가(14)는 곡예사 출신인 어머니 밑에서 어렸을 때부터 서커스를 시작, 이미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한 스타 곡예사이다. 앞으로는 몸이 아닌 머리를 쓰는 일도 해보고 싶지만 당장은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전형적인 고등학생이다. 오츠카씨의 외아들인 바카(14)는 아크로바틱 곡예사였던 부모로 인해 자연스럽게 서커스를 접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어서 좋다는 바카는 서커스도 좋지만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음악. 드러머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록그룹을 만들어 비틀스의 고향인 리버풀에서 공연하는 것이 꿈”이란다. 쌍둥이 자매 토모(12)와 지즈게(12)는 8세 때부터 서커스를 시작했다. 무대에서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것이 마냥 기분 좋은 철부지 꼬마들이다.
몽골에선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많이 방영되고 있다면서 “‘대장금’의 나라에 오게 돼서 기뻐요”라고 외치는 이들에게 한국은 낯선 나라가 아니다.

“호주 부족문화 춤으로 표현”

공연팀 모두 한 집안 친척들

이번 축제에서 원주민들의 민속춤을 공연하는 4명의 호주 소년들. 이들 부족의 남자들은 걷기 시작할 무렵부터 자연스럽게 부족의 전통 춤을 배워야 한다.
인솔자인 카에드(28)씨 또한 8세 때부터 해외 15개국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한 경력이 있다. 그는 “종족의 언어와 문화를 후손에게 교육하기 위해 춤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4000년 이상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므로 앞으로도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인터뷰 내내 티격태격하던 섀넌(16)과 랜포드(11)는 형제 사이. 섀넌은 앞으로 유명한 호주 풋볼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랜포드는 열심히 연습해 유명한 댄서가 되고 싶어한다. 이안(15)은 의대에 진학해 TV 시리즈 ‘CSI’에서처럼 법의학자가 되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얼굴 가득히 주근깨가 있는 귀여운 이자이아(11)는 영국의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같은 요리사가 되겠다며 미트볼 스파게티가 자신있다고 자랑했다.
부족의 문화를 이어나가는 것이 힘들 법도 한데 아이들은 자신들의 전통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부족의 일원으로 태어났으니 전 행운아예요” 아직은 어린 꼬마 이자이아의 의젓한 답변이었다.

“매운 음식 맛보고 한국 느꼈어요”

유럽서 인정받는 아코디언 연주자들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의 레이드(15)와 피터(15)는 유럽에서 인정받는 아코디언 연주가들이다. 7세 때부터 아코디언을 연주해 온 이들은 유럽 전역에서 여러 번의 수상 경력이 있는 실력파. 함께 공연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유명한 레이드와 피터는 이번 남이섬에서의 공연을 위해 피아노 연주자 보아나(17)와 호흡을 맞췄다. 세르비아 정부로부터 추천을 받아 방문한 이들에 대해 인터뷰에 합석한 대사관 직원은 “세르비아 내에서 가장 촉망받는 예술가”라고 귀띔했다.
세르비아는 유고연방으로부터 독립한 뒤 세르비아 내전, 코소보 내전 등 전쟁을 겪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곳인데 어떤가라는 질문에 그들은 “한국도 역시 안정된 국가는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정치적 상황이 계속 나아지고 있어서 개인 생활에 특별히 영향을 받지 않아요. 오히려 해외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인해 우리 자신이 한정되는 느낌이죠”라며 레이드는 자신들을 내전 국가의 국민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했다.
도착한 지 몇 시간 안돼 한국을 자세히 둘러볼 시간이 없었다는 이들은 “매운 음식에서 제일 처음 한국을 느꼈다”면서 웃었다.

“남이섬의 추억 노래로 만들 것”

칠레서 급부상한 신예 록스타들

청소년들로 가득한 남이섬에서 성인 참가자가 눈에 띄었다. 이들은 칠레에서 온 록그룹 ‘드 살룬(De Saloon)’. 기타리스트이자 가수인 얀 피에르(27), 베이시스트 로베르토(26), 드러머 리카르도(27)로 구성된 이 팀은 칠레에서 급부상한 신예 록스타로 초청공연을 위해 방문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5000㎞ 떨어진 작은 도시 컨셉션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죽마고우인 얀 피에르과 리카르도, 그리고 리카르도의 고등학교 동창인 로베르토 등 친구들끼리 밴드를 결성했다. 산티아고로 진출해 큰 인기를 끌었고 지난해 MTV 라틴 아메리카 시상식에서 중앙아메리카 지역 신인 아티스트 부문 후보에 오를 정도로 라틴 아메리카에선 이미 스타 뮤지션이다. 8월에는 미국, 멕시코, 푸에르토리코에서도 음반 발매가 예정돼 있다. 이번이 첫 아시아 방문인 이들은 낯선 곳에서도 자신들의 CD를 내밀며 음반 홍보에 바빴다. 남이섬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이번 남이섬에서의 경험을 노래로 만들어 다음 앨범에 수록할 겁니다. 여러 공연 모습들을 비디오로 찍어 뮤직비디오에도 사용할 예정이죠” 작사 작곡을 주로 맡고 있다는 기타리스트 피에르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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