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식탁공해 주범’ 항생제

1928년 프레밍이 페니실린이라는 최초의 항생제를 발견하면서, 인류는 세균 감염의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게 되었다. 이후 수많은 항생물질이 개발되었으며 그 용도도 매우 다양해졌다. 특히 현재 항생제의 50%가량이 축산물과 수산물 사육에 사용되고 있으며, 그 용도는 축산물과 수산물의 질병치료·예방 및 성장 촉진을 위한 것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많은 가축이나 물고기를 사육하면, 세균 감염이 쉬우며 대량 폐사의 확률이 높아지고, 잦은 감염과 스트레스로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 따라서 세균 감염을 방지하는 항생제의 사용은 축산물과 수산물의 생산성을 크게 증가시켰다. 이러한 생산성의 증가는 우리의 식탁을 저비용으로 영양학적으로 윤택하게 했지만 반면 무분별한 항생제의 사용은 우리 식탁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과량의 항생물질을 사용하면 식품에도 남게 되어 이를 섭취한 사람에게 노출될 수 있으며 유해세균의 항생물질 내성을 높이게 된다. 사람의 질병치료 목적으로 항생제의 직접투여 및 섭취보다는 식품을 통한 섭취 위험성이 크지는 않지만, 항생제 내성의 문제가 세계적으로 주요 관심사가 되면서, 세계 각국이 축산용 항생제를 신중히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항생물질 사용은 국가마다 까다롭게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95년 우유 중의 항생물질 검출사건 이후 관련 기관에서 매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으며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 결과 2004년 항생물질 잔류 위반사례가 0.25%에 그쳤으며, 2003년 개정된 친환경농업육성법시행규칙에 유기농산물과 같이 유기축산물에 대한 규정을 두기에 이르렀다.
유기축산물이란 가축을 사육할 때 대사기능 촉진을 위하여 합성화합물, 항생제 및 호르몬 등을 첨가하지 않은 사료만으로 사육한 축산물을 말하고, 사육뿐 아니라 운송과 도축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관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널리 확산되면서, 생산자들도 항생제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물론 세균에 감염된 가축의 치료를 위해서 항생제 사용은 아직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항생제의 사용은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신중히 처방되고, 병든 가축을 격리하는 등 철저한 관리를 한다면 우리 식탁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앞으로 보다 저렴하고 안전한 무항생제 식품을 우리 식탁에 올리기 위해서는 생산성이 우수하고,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천연생균체, 효소, 면역강화 영양성분 등을 첨가한 무항생제 사료의 개발과 아울러 사육 환경을 보다 선진화하고 청결히 하는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조속히 현실화되어 가격도 저렴하고 잔류항생물질의 우려가 없는 유기축산물과 유기농산물 등이 보편화되는 날 비로소 우리의 식탁도 항생제의 공해에서 완전히 해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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