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절감·환경보호 ‘일석이조’

자동차를 바꾼 지 40여일 되었다. 친척이 쓰던 중고 3200cc 아카디아를 인수해 쓴 지 3년이 지나 800cc 티코 중고차로 바꾸었다.
생산이 중단된 차종이지만 대우센터에 알아보니 애프터서비스(AS)는 염려없다고 했다. 평소 경차를 갖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또 환경운동 하는 사람이 경차를 타야 될 것 같아서 별러 오다가 가장 작은 것으로 택하여, 자동차 용량을 일단 4분의1로 감량하는 일을 결정한 것이다.
성냥갑 같은 모양새에, 조그마한 것이 도로를 활개치며 달리는 것을 볼라치면 밉게 생겼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자꾸 눈독을 들여서인지 여간 예쁘게 보이는 게 아니었다. 그리고 내 발이 된 것이다.
사실 아카디아는 남편 것이었다. 남편은 차를 주차장에 많이 세워둔 채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짧은 거리는 잘 걷는 편이다. 내 계산으로는 세금이 비싼 차일수록 많이 이용해야 그 세금이 아깝지 않은데 저토록 이용을 적게 하면 효용성이 떨어져서 세금은 상대적으로 더 비싸지는 셈이다. ‘저런 차를 계속 갖고 있을 필요가 있는가’가 내 질문이 되었다.
경차로 바꾸는 일에 쉽게 동의를 얻은 것은 요즘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나빠서 우리 가정에도 어떤 영향이 미칠지 걱정스럽다는 일반적 상황에다 기름 값은 매일같이 오르고, 자동차 세금은 연 72만 원이나 되며 보험료도 용량이 클수록 더 높다는 수치가 고려되었고 또 자동차 오래 타기 운동에 사람들이 많이 동참하듯이 오래된 중고차를 사는 데 문제될 것이 없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 체면이 밥 먹여 주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었다는 것 등이 뒷받침해 주었다.
그래도 내 마음 한 구석이 캥겨서 ‘대인관계에서 큰 차가 필요한 것은 아닌가’라고 몇 번 물어 보았으나 ‘잘 쓰지도 않고 세워두는 판에 체면 따질 게 있나’고 남편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차를 바꿈으로 해서 경비가 4분의1 이하로 준 것은 분명하고 기름 소비를 줄일 수 있어서 내 마음은 많이 가벼워졌다.
7월 19일 두바이유가 선물시장에서 배럴당 52달러에, 브랜트유는 57달러에 거래됐다.  2002년에 평균 22달러, 2003년에 26달러였던 것이 두 배 이상으로 치솟고 있다. 하루하루가 기름 값과의 전쟁이다. 우리는 50%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가. 일상생활에서 좀 더 다급성을 느낄 필요가 있다.
1년 반 전 얘기다. 서울 250만 대의 승용차가 각각 1주일에 쓰는 기름 값이 최소 3만 원이고 1년치는 약 4조 원인데 이의 10분의1 비용을 투입하여 서울시가 교통체계를 개선하였고 연계시스템으로 1000억 원 정도의 이익을 본다고 한다.
이 이익은 바로 기름 값의 절약이다. 차를 꼭 가질 바에는 내 식의 전환도 방법이 되겠으나 지하철과 버스를 타는 것이 국가적으로 제일 좋은 기름 값 절약 방법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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