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학대회2005에서 만난 사람들] 여성주의 경제학자 낸시 포브르 매사추세츠대 교수

여성주의 경제학자 낸시 포브르(52) 미국 매사추세츠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제9차 세계여성학대회 참석차 지난 6월 20일 방한했다. 포브르 교수는 22일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지구화, 경제적 가치와 빈곤’을 주제로 한 총회에서 ‘여성주의 경제학:시장을 넘어서’라는 논문을 통해 여성이 주로 행하는 돌봄 노동이 전통적 시장 경제 안에서 노동으로 간주되지 않는 데 대한 반론과 대안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발표를 하루 앞둔 21일, 숙소인 이화여대 기숙사에서 만난 포브르 교수는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된다”며 다소 피곤한 기색을 보였다. 그가 부편집자로 있는 잡지의 제목이기도 한 ‘여성주의 경제학’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마이클 비트만과 함께 ‘가족의 시간: 돌봄의 사회적 조직화’를 저술하는 등 돌봄을 행하는 가족의 경제적 가치 등을 연구해 온 포브르 교수는 경제학에 여성주의적 관점이 어떻게 개입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예를 들어 경제활동이나 국가 경쟁력을 국내총생산(GDP)의 성장으로 측정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여성의 경우 고용상태에서 임금을 받으면 경제활동으로 고려가 되지만 무임금의 경우엔 무시됩니다. 여성의 일이 정확히 측정되지 못하는 것이죠. 농담처럼 하는 얘기로 가정부가 결혼하면 GDP가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 여성이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시장 경제 안에서 비경제활동으로 치부되는 여성의 일에 대한 여성주의적 개입과 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상호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가부장적인 사고방식과 자본주의가 남성에게 여성에 대한 통제권을 주었는데, 이는 양육이나 노인부양 비용을 낮추는 현상을 가져왔습니다. 여성들에게 책임을 넘겨 비용을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것이죠. 그러나 자본주의로 인해 가부장적 사고의 틀은 약화될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강조하는 것이 여성의 경제적 독립성이고, 자본주의는 소득을 창출하지 않는 것, 이를테면 양육, 노인부양 등에 대한 비용은 지불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포브르 교수는 “많은 국가가 소득을 창출하지 않는 경제활동에 대해 자본을 지출하는 것을 꺼려하지만 이들 자본주의 사회는 결국 양육, 부양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이유는 “장기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차세대를 양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여성의 경제활동이 비정규직에 머무르는 현상을 극복하는 것과도 맞물린다. 포브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여성들에게 책임 지워진 양육과 노인부양 등의 돌봄 노동이 유급 노동에서의 남녀평등을 달성하는 데 주요 장애물이자 이중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아이가 없는 여성은 남성과 소득이 똑같습니다. 이는 일면 진전이긴 하지만 충분치는 않습니다. 여성들에게 모성과 노동시장에서의 평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여성주의 경제학자로서 바라는 사회가 있다면 무엇이냐는 질문에 포브르 교수는 잠시 미소를 머금은 뒤 “모든 남녀가 돌봄의 역할을 함께 하고 이들의 모든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 국가가 아이나 아픈 사람들에게 최선의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는 사회를 꿈꾼다”고 전했다. 그에게 개인적인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이냐고 묻자 “모든 사람과 사회가 공유하는 비전 아니냐”는 답이 돌아왔다.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bystolic coupon 2013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