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칼럼]

여러 가지 꿈을 가지고 들어온 대학에서 의외로 많은 학생이 방황한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게 꽤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학과 수업이 아닌 타 활동으로 자신이 느끼는 대학생활의 허무함과 부족함을 채워나가기도 하고 가끔은 대학을 포기하고 마는 학생도 있다. 그들은 왜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는 학과를 선택한 것일까.

그 원인은 학교 교육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면 대학을 가기 위해 왔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학교가 대학을 위해서만 존재한다면 학원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학교의 최종 목표는 대학이 아니라 학생들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아 주는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을 돌아보면 우리 나라의 학교들은 학생들의 꿈과 미래에는 그다지 관심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표면적으로는 적성검사를 하고 있지만 검사 후 학생들이 얻는 것은 자신이 어떤 분야에 능력이 있는지 보여주기만 하는 결과뿐이다. 적성검사 외에 다른 프로그램들도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를 탐색하기 위해 그렇게 효과적인 것은 없어 보인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어떤 공부가 필요한지조차 모르는 학생도 많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상담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그저 학생들은 대학이라는 것을 목표로 공부만 할 뿐이다. 그토록 열심히 공부해도 대학 진학 시 적성보다는 점수를 맞춰서 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대학생이 되어서 진로에 대해 더 많이 고민을 하게 된다.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관해서 혼자 찾거나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적성과 진로에 대한 결심이 선 학생들은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누군가로부터 그 능력이 발견되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은 무조건 공부를 잘하면 된다는 식의 생각만 가지고 있을 뿐 학생들의 진로나 꿈에 대해서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있다.

대학에 들어와 방황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미래의 인재를 만드는 곳이 학교라면 일류 대학에 많이 보내기 위해 열을 올리기보다는 그들이 정말 찾고 싶어하는 미래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재능을 발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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