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발언대]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치러지는 수많은 행사에 ‘등록금 인상 반대투쟁’은 빠지질 않는다.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고 교육을 받고자 하는 총학생회의 주장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투쟁 후에도 뚜렷한 해결책을 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한편으론 등록금 투쟁이 학생들의 권익을 찾기 위한 노력이라기보다는 학생회 집행부의 관성화된 학생운동이 아닌가 싶다.

투쟁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 진보적 사상을 추구한다 말하면서도 단식투쟁이나 총장실 점거 혹은 무분별한 집회 등 과거의 투쟁방식을 답습하는 모습이 답답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학 내의 여러 의견을 수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학교 측의 대응 방법도 마찬가지이다. 매년 꾸준히 등록금 인상을 발표하고 인상 요인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지만 추가로 지급한 돈이 그들이 주장하는 만큼 학생들의 학업 환경이나 복지에 투자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단적인 예로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도서관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시험 때면 좌석 전쟁을 치르고, 70∼80명이 좁은 강의실에 빼곡이 붙어 앉아 수업을 들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은 나아진 것이 없다.

일반 학생들의 의견은 수렴되지 않은 채 학교와 학생회는 매년 똑같은 형태의 대립과 타협을 반복하고 멋모르는 신입생들은 투쟁의 이유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선배들에 이끌려 시위장을 전전하는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 대학의 고질병이다.

일반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 자체에 반대하기보다는 대학의 정당한 등록금 인상과 그 돈이 올바른 곳에 쓰이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학교 측에서 인상요인을 정직하게 발표하고 그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이로 인한 학내 시설과 학생 복지 향상이 눈에 띄게 발전한다면 연례행사인 등록금 투쟁이 올해로 마지막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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