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창립 기념 '가족 친화적 기업제도' 포럼 열려

직장여성 양육지원 한계…일본 '가족 친화기업정책' 으로 탈출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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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미래포럼 창립기념 포럼에는 남승우 풀무원 사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박주현 변호사, 오세훈 변호사, 김상희 미래포럼 운영위원 등이 참석했다. <제공 한국여성재단>

미래포럼 주최로 지난 7일 롯데호텔에서 '가족친화적 기업제도' 포럼이 열렸다. 이날 참석자들은 일본의 소자화(少子化) 대응정책(저출산 대책) 분석을 통해 일본의 출산율 증가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장기적으로 출산율 증가를 위해 모성보호를 넘어선 여성의 고용안정과 노동시간 단축 등 '가족 친화적 기업제도'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장혜경 한국여성개발원 가족보건복지 연구부장은 "일본은 89년 출산율 '1.57쇼크' 이후 97년까지 취업주부의 양육지원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을 시행했으나 오히려 출산율 감소(2003년 1.29명)라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90년대 후반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이 '양육에 대한 부담'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근로자의 안정적인 육아를 지원하는 '가족 친화적 기업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올해 4월부터 초과근무 상한설정, 남편 육아휴가 취득, 그리고 '가족친화적 기업에 대한 차세대 인정마크제' 등 차세대육성지원대책추진법을 실시한다. 시세이도, 소니, 후지쓰 등이 차세대 인정마크를 획득한 대표적 기업이다.

김상희 전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토론에서 "일본의 예에서 보듯 취업주부의 양육지원만으로 출산율 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며 "가족친화적 직장의 핵심은 바로 고용안정과 노동시간 단축, 그리고 여성의 경제활동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예로 자녀양육에 비슷한 지원을 하더라도 노동시간이 짧은 국가들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고, 비교적 안정적인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노르웨이 1.8, 스웨덴 1.64, 프랑스 1.89)

김수영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연구원은 "기업의 가족친화적 제도는 여성에 대한 지원이 아닌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해야만 출산율 증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래포럼 공동대표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플랙스 타임제 실시 등 유연한 노동시간의 운영은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족친화적 기업제도"라며 "청년실업률이 높고 30대 초반에 직장을 갖는 우리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도 저출산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포럼에 참가한 노규형 ㈜리서치앤리서치 사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을 창출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라며 "저출산 문제의 해결에는 정부의 노력이 더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문국현 사장은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위기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이런 논의가 있는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향후 민간과 기업의 토론을 넘어 적극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미래포럼은 지난해 12월 6일 발족했으며 사회 각 분야 오피니언리더의 모임으로서 남승우 풀무원 대표이사 사장이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공동대표로는 문국현(유한킴벌리 대표이사), 박영숙(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박주현(변호사), 오세훈(변호사)씨가, 운영위원에는 강지원(변호사), 김미화(방송인), 김상희(전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김순진(놀부 대표이사), 안철수(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이길여(가천길재단 회장), 이보영(EBY Edu-Group 고문), 이용경(KT 대표이사 사장), 장흥순(터보테크 대표이사), 정구현(삼성경제연구소 소장)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미량 기자kmr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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